매일신문

'재능기부' 앞장선 대구여성회관 교육생 총동우회 우석희 회장

'배운 재능 이웃에 되돌리자' 15년째 불우시설 찾아 행복 선물

"도토리 한 톨은 다람쥐에겐 한 끼 밥에 불과하지만 헐벗은 산엔 풍요로운 숲을 꾸밀 씨앗이 되듯 회원 한 사람의 작은 솜씨가 모이면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 있는 많은 이웃들에게 행복을 심는 씨앗이 되지 않겠어요."

대구여성회관이 주관한 문인화, 서양화, 플라워숍, 생활공예, 목각공예, 미용반, 한국무용 과정을 이수한 교육생들의 모임인'대구여성회관 교육생 총동우회'가 우석희(73) 회장을 중심으로 '한 톨 모임' 재능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우 회장은 문화소양과정을 이수한 교육생들이 주축이 돼 소모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하던 것을 1996년 총동우회로 통합, 15년째 재능봉사활동을 이끌어 오고 있다.

"배운 재능을 이웃에 되돌리자는 취지에서 재능봉사에 나서게 됐습니다. 현재 회원 250여 명이 9개 반으로 나뉘어 대안학교, 아동센터, 복지관, 요양원, 재활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989년 대구여성회관 개관과 동시에 교육을 받은 우 회장은 대구여성회관 교육생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게 한 산파이다.'좋은 교육을 받았으니 뭔가 보답을 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그는 동기생 6명과 함께 무공해비누를 만들어 판 이익금으로 장애인시설 봉사를 처음으로 나섰다.

"돌이켜 보면 당시는 지금처럼 책걸상도 없이 그냥 한 모퉁이 공간에서 바닥에 앉아 소양교육을 받았지만 배움의 열정만큼은 뜨거웠어요. 그 열정을 밑천 삼아 작은 봉사에 나섰고 이젠 총동우회가 결성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총동우회는 매월 첫째 수요일 각반 회장단과 함께 봉사활동 계획에 대해 토의하며 정도 나눈다. 기금마련을 위해 두 달에 한 번 꼴로 알뜰바자회를 열어 이익금으로 모자가구에는 장학금을 주고, 홀몸노인 돕기와 각종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에도 사용하고 있다.

회원들은 재능봉사활동이 일방적인 베풂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익힌 기능을 심화하는 효과가 있고 행복감도 맛본다.

"연로한 어르신들과 종이접기를 하거나 장애 어린이들과 흙으로 도자기를 굽고, 환자들의 머리카락을 손질하면서 오히려 회원들이 봉사한다기보다는 기쁨과 만족을 되받아 옵니다."

2009년 시작된 대구여성회관 교육생 총동우회 '한 톨 모임' 재능기부 봉사는 올 9월 말 현재 109차례 실시됐으며 참가회원 수도 490여 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매월 70여 명의 회원들이 정기적인 재능기부행사에 나서고 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재능기부봉사는 회원들 각자 자신의 삶을 배우며 그늘진 이웃을 찾아 나눔을 통해 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활동입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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