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전대방식 갈등 고조..野통합 난관

민주 전대방식 갈등 고조..野통합 난관

급물살을 타던 야권 통합작업이 민주당 내분이란 암초에 부딪혀 출렁거리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통합 추진안 승인을 위해 23일 개최한 중앙위원회에서 '통합전대파'와 '단독전대파'가 충돌하면서 향후 통합 행로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제 세력을 결집해 내달 17일 통합 전대에서 단일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반대파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독자 전대 이후 통합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중앙위에서는 양측간 세(勢)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비록 몸싸움으로 비화하지는 않았으나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구태를 재연했다.

민주당은 6시간반에 걸친 격론에도 아무런 결론 없이 회의가 끝남에 따라 오는 27일께 중앙위를 다시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내분 재연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 전 원내대표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합의가 되지 않으면 당헌·당규와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면서 "민주당 전대를 열어 지도부를 뽑고나서 통합을 해야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제가 지도부에 입성할 수도 있고 입성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하게 되면 더욱 감동적으로 통합을 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 차기 지도부에 의한 통합 추진을 재차 강조했다.

또 '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서신'을 통해 "손 대표는 11월27일까지 통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장성민 전 의원도 "현 지도부에 당을 맡기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날치기에 이어 내년 총·대선까지 한나라당에 날치기당할 수 있다"며 손 대표 등 지도부 퇴진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 관계자는 "(단독 전대 주장은) 이미 밥 짓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불 끄고 다시 밥짓자는 얘기"라며 "박 전 원내대표는 지도부에 '태클'만 걸지말고 자신의 통합 방안과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저지 실패에 이어 통합 작업마저 순탄치 않아 리더십 위기를 겪는 손 대표는 이날 예정했던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 및 향후 행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 기로였던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길이 막히면서 야권통합의 여정은 더욱 멀어지게 됐다.

당장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 통합세력이 모두 참여하는 연석회의도 탄성이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5일 2차 회의에서 야권통합 전대의 절차와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혁신과통합과 진보통합시민회의,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의 대통합 추진세력 등 민주당을 제외한 연석회의 참가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통합 결의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자기 혁신과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국민의 열망을 받아 안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실을 개탄한다"며 '통합전대파'에 힘을 실었다.

한편 혁신과통합 등 통합세력은 내달 17일 민주당과 '신설합당' 방식의 통합(당 대 당 통합)을 위해 예정대로 내달 1일께 창당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