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유머의 달인, 윈스턴 처칠

윈스턴 처칠(1874~1965)만큼 못생긴 정치인도 없었을 것이다. 160cm의 키에 뚱뚱한 대머리였으나 입심만큼은 천하무적이었다.(글발도 대단해 노벨문학상을 받음) 의원들이 그의 용모를 물고 늘어지자 재치있게 응수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전부 나처럼 생겼답니다."

영국 총리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리더십도 입심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로 연설과 유머의 달인이었다. 처음부터 달변이 아니었다. 1874년 오늘, 옥스퍼드셔의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을 때는 두 달 먼저 나온 조산아였다. 어릴 때부터 말을 심하게 더듬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됐다. 밤새워 문장을 통째로 외우고 눈물겨운 노력 끝에 달인의 경지에 올라섰다.

총리가 돼 의회에 지각했다. 의원들이 힐문하자, 여느 때처럼 여유있는 유머로 받아넘겼다. "여러분들도 나처럼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아침에 결코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신성한 민의의 전당은 폭소의 도가니로 변했다.

그가 남긴 명언 중 와 닿는 말이 있다.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판에 딱 맞는 충고가 아닐까.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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