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1일 신당 창당설과 강남 출마설을 전면 부인하면서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가 사라졌다. 하지만 원천적인 정치 불참 선언을 한 것은 아니어서 정치권은 여전히 대선 출마 가능성 등 안 교수의 추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교수는 이날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 사옥(경기 성남시)에서 열린 연구소의 사회공헌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항간의 설들을 일축했다. 그는 "학교 일과 재단을 설립하는 일만 해도 바빠 다른 일에 한눈을 팔 여력이 없다"며 "여러 가지 설이 많은데 전혀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 야권 통합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 관련 문제는 그 정도 답으로 충분한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안 교수의 발언이 전해지자 여야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데 분주했다. 안 교수가 지금처럼 링 밖에서 관망 모드를 지속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입장에 따라 조금씩 반응의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일단 불리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신당'으로의 이탈 가능성이 없어진데다 기존 야권과 '일대일 싸움'만 하면 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 교수가 야권 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득실을 따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안 교수가 정치권 밖에 있을 때 더 무섭다는 논리다.
안 교수가 신당 창당을 부인하면서 홍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안 교수가 일단 내년 총선까지는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인 만큼 당내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도 숙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야권은 강력한 경쟁 야당 출현의 무산에 안도하면서 안 교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한나라당 박 전 대표를 앞서는 유일한 인물인 안 교수의 신당이 야권의 통합정당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안 교수가 총선이 끝난 뒤 정치지형에 따라 본인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정권교체가 시대적 요구인 상황에서 안 교수가 통합정당에 들어와서 힘을 모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합의 한 축인 '혁신과 통합' 오종식 사무처장은 "기존 야권이 안 교수를 끌어안을 수 있는 혁신적인 통합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줬다"고 말했다.
한편 대(大)중도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 내년 총선'대선 불출마를 밝히면서 "안 교수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중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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