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온천여행 만한 것이 있을까? 찌뿌둥한 몸도 따뜻한 온천탕에서 풀고, 온몸의 혈액순환도 도와주는 온천이 여러모로 겨울엔 최고다. 특히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 온천탕에서 반신욕을 즐기노라면 겨울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니냐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온천과 함께 맛있는 식사가 곁들여지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대구경북에는 곳곳에 온천이 있어 발길 닿는 곳으로 어디든 가면 된다. 주머니 사정이나 거리에 따라 적당한 곳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대구에서 조금 멀지만 울진으로 가보자. 대구경북 유일의 보양온천(1호)인 덕구온천과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백암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동료끼리 1박2일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좋은 여행코스이다. 울진에는 성류굴, 불영계곡,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등 볼거리도 많다.
울진의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은 지역의 큰 자랑거리다. 일본의 '가장 멋진 노천탕을 가진 료칸'이라고 불리는 무소엔의 온천이나 천연노천탕으로 유명한 기후현의 오쿠히다 온천과 비교해서도 덕구'백암 온천은 손색이 없다.
여행에도 웰빙바람이 부는 요즘 울진으로 온천여행을 떠나보자. 대구에서 정확하게 223㎞ 떨어진 울진 덕구온천까지 차로 2시간 45분 걸렸다. 하지만 먼 길을 떠난 대가는 충분했다.
◆대구경북 보양온천 1호 덕구온천
덕구온천은 내년에 찜질방과 수영장까지 건립되면 지역 최초의 보양온천으로 등록된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으로 유명하다. 자연용출 온천이란 인공적인 시추과정 없이 물이 땅을 뚫고 쉼없이 솟아오르기에 그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몸에도 좋다.
덕구온천의 온천수는 응봉산 중턱 500m 지점에서 42.4℃의 샘솟는 자연용출수이며 이 온천물이 송수관을 통해 아래 호텔 덕구온천장에 공급된다. 이에 더해 덕구온천은 전통온천과 테마온천, 노천온천에다 가족 전용온천까지 만들어 고객들이 기호에 맞게 온천을 즐길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 놓았다.
㈜호텔덕구온천 강윤석 전무이사는 "1박2일 일정으로 덕구온천에서 온천을 즐기고 하룻밤 묵은 뒤, 주변에 있는 성류굴, 민물고기 체험관 등을 즐기면 좋다"며 "겨울철에는 대구를 비롯해 포항, 울산, 부산, 서울 등지에서 가족 단위로 덕구온천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소월 예약'홍보과장 역시 "겨울에는 가족 온천여행이 제일 인기며 덕구온천은 프로 스포츠 구단, 대기업 가족들의 단체 여행지 등으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덕구온천은 온천뿐 아니라 주변 산책로도 유명하다.
자연용출 온천인 원탕을 보기 위해서는 콘도 뒤편으로 걸어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신선각 인근에 자연용출 원탕과 함께 노천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뜨거운 온천물이 끊임없이 샘솟는 모습은 신기할 뿐 아니라 신성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1시간 정도의 등산로는 가벼운 산행을 하기엔 적격이다.
가는 동안 세계에서 유명한 12개 다리의 모형이 설치돼 있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금문교를 시작으로 노르망디교, 하버교, 모토웨이교, 취향교 등 전 세계 유명다리를 만날 수 있다. 산행 중간 중간에 나타나는 선녀탕, 신선샘, 용소폭포 등도 눈을 즐겁게 한다.
울산에서 겨울 온천여행으로 이곳을 들른 권명구(52'회사원)'김명희(48) 씨 부부는 "겨울 휴가를 내서 덕구온천을 찾았는데 가벼운 등산도 하고 온천까지 할 수 있어 1석2조"라며 "한겨울에 산 중턱에서 온천 족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라고 좋아했다.
◆유서깊은 백암온천
울진엔 덕구온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는 유서깊은 유황온천인 백암온천이 떡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7번 국도를 따라 평해삼거리에서 온정 방면으로 88번 지방도를 타고 10여㎞를 가면 된다. 백암온천은 14년 전 관광특구로 지정되었으며, 특유의 유황온천으로 만성피부염, 부인병, 중풍, 동맹경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천 수온은 32∼53℃며,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이곳에 놀러온 김미정(36'여) 씨는 "아이들이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 피부에 좋은 백암온천을 찾아 왔다"며 "교통이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경북 동해안 관광을 하면서 온천도 할 수 있어 기분 좋은 여행이 되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백암온천은 신라시대에 처음 발견된 이후 고려시대에 이미 온천욕탕이 들어설 정도로 역사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덕구온천처럼 트레킹 코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백암온천에서 출발하는 백암산 등반로 2개(선시골계곡'백암폭포 방면)가 조성돼 등반을 겸한 온천여행지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변 볼거리
온천만 하면 뭔가 밋밋하다. 그럼 무엇을 할까? 울진에는 관광명소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먼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석회암 동굴인 성류굴을 비롯해 굽이굽이 멋진 비경이 숨어 있는 불영계곡과 불영사가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종류별로 볼 수 있는 민물고기 생태체험관도 가족 단위의 문화'학습'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것도 부족하다면 우리 민족의 기상과 절개를 상징하는 금강소나무 최대군락지인 소광리의 금강소나무숲을 탐방하길 권한다. 경제적 여유가 조금 있다면 저녁시간에는 울진 후포항 또는 죽변항에서 대게를 맛보는 호사를 부리는 것도 좋겠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향해 압박 강도 높인 韓…'야권 탄핵 공세 빌미될라' 우려도
尹대통령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분명한 사과 있어야"
한동훈 "김 여사 즉시 대외 활동 중단…尹은 사과해야"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중심축, 대구경북특별시"…비수도권 거점 경제축 조성
위증교사 선고 앞둔 이재명, '피고인 진술서' 제출…"매우 이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