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는 베트남 하노이 유역에서 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대중음식이다. 1950년대에 이르러 남부지방과의 교류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과정을 통해 베트남의 대표 음식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서게 된다. 쌀국수는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베트남 남쪽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이제 세계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쌀국수의 유래와 종류
베트남의 대표 음식이 된 쌀국수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 100여 년 전 방직공업이 번성했던 남딘(Nam Dinh)의 공장지대에서 일과를 마친 노동자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고기 국물에 국수를 말아 훌훌 먹던 것이 쌀국수의 시초다.
베트남의 쌀국수 맛은 지역마다 독특하다. 첨가하는 재료에 따라, 맛국물(육수)의 종류에 따라 수십 가지 맛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쌀국수는 쇠고기 맛국물에 숙주나물과 고수(독특한 향의 채소)를 얹은 뒤 새콤한 오렌지 즙을 짜 넣어 함께 먹는다. 고수는 향이 너무 강해 진정한 쌀국수 마니아가 아니라면 제대로 즐기기엔 아직 낯설다.
쌀국수의 맛을 내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맛국물에 달려 있다. 소고기 쌀국수인 '퍼보'(Pho bo)는 소꼬리와 갈비, 사태에 계피, 향료 등을 함께 넣어 오랫동안 우려낸 달콤한 국물에 소고기 편육을 얹어 먹는다. 그리고 닭의 고기와 뼈를 푹 고아서 만든 담백한 닭 국물에 닭살을 찢어 올린 닭고기 쌀국수인 '퍼가'(Pho ga)가 있다.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베트남 남부 사람들은 '퍼보'를 즐겨 먹지만, 담백한 맛을 즐기는 북부 사람들은 '퍼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쌀국수와 태국 쌀국수의 차이점
쌀국수를 언급할 때 태국도 빼놓을 수 없는 나라다. 밥이 주식인 태국사람들은 쌀가루로 만든 쿠이티오, 셈미, 카놈친 등 다양한 종류의 면이 존재할 정도로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 베트남 쌀국수와 태국 쌀국수의 차이는 역시 맛국물에 있다. 베트남 남부지방의 쌀국수는 삶은 쌀국수를 대접에 넣고 쪽파, 파슬리, 숙주나물, 육계피 등을 얹은 다음 위에 얇게 썬 쇠고기나 닭고기를 얹어 고기 뼈로 우려낸 육수를 부어 먹는다.(호찌민 지방은 국수가 약간 가늘고 질기며 중국 국수와 비슷한데 맛이 독특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베트남 북부지방의 쌀국수는 숙주나 계피를 넣지 않고 육수도 담백하며, 쇠고기나 닭고기를 동그랗게 만든 것이나 유부를 넣어 먹기도 한다.(하노이 지방은 국수 위에 날 쇠고기를 얹어 먹기도 한다)
태국 음식은 중국, 인도, 유럽의 음식문화가 융합되면서 다양한 향신료를 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태국 쌀국수에는 마늘, 고추는 물론 생선으로 만든 장류인 남플라와 새우, 보리새우를 발효시켜서 만든 된장 같은 가피, 고수, 라임, 코코넛 밀크 등 다양하게 들어간다. 베트남 쌀국수보다 향신료가 강해 더욱 자극적이면서 맛이 더 진하고 양념도 강한 편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쌀국수 요리법
쌀국수 등 동남아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처음엔 특유의 향과 독특한 맛으로 쉽게 적응하기 어렵지만, 몇 번 맛보다 보면 은근히 끌리는 중독성이 있다.
베트남 쌀국수의 맛은 재료에 따라, 요리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베트남 쌀국수 생산업체인 ㈜굿모닝푸드에서 개발한 쌀국수 요리는 다양하다. 기본적인 베트남 전통 쌀국수 외에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쇠고기쌀국수 ▷골뱅이 쌀국수말이 ▷쌀국수 야채샐러드 ▷콩쌀국수 ▷김치쌀국수 등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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