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상하이 돌아보기-천년세월의 '묘한 동거'

신톈디(新天地)는 중국과 유럽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물과 젊은이의 거리로 유명하다.
신톈디(新天地)는 중국과 유럽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물과 젊은이의 거리로 유명하다.
현대식 카페와 1960년대 주택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타이캉루(泰康路).
현대식 카페와 1960년대 주택의 모습이 공존하고 있는 타이캉루(泰康路).
위위안(豫園) 정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이 정원은 명
위위안(豫園) 정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이 정원은 명'청시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중국의 정원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하이는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지닌 도시다. 장강(長江'양쯔강)과 동중국해가 만나는 장강 삼각주에 자리 잡은 '천지개벽'의 도시이기도 하다. 1842년 난징조약에 따라 서구 열강의 교두보였던 '눈물의 도시'가 지금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자 약속의 땅이 됐다. 상하이 중심가를 걷다 보면 서로 다른 모습의 고층빌딩과 그 사이로 1960, 70년대 골목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풍스러운 스쿠먼(石庫門'상하이 전통 건축양식)과 1960년대 가옥을 연상시키는 리롱(里弄'골목 주택)이 유럽식 노천카페와 어우러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인민광장(人民廣場), 난징루(南京路), 와이탄(外灘)=인민광장은 상하이 중심에 위치한 지하철 등 교통의 요충지다. 상하이에는 지하철이 13호선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으며 유명 관광지를 갈 수 있는 1'2'8호선의 환승역이 인민광장이다.

야자수를 배경 삼아 한가로이 인민광장 공원을 둘러본 뒤 서울의 명동 격인 난징루로 향했다. 5분 정도 걸어가니 수많은 젊은이들과 외국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상하이의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거리로 '중국 제일의 쇼핑가'로 불린다. 상하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로로 난징시루(南京西路) 쪽에는 백화점과 브랜드숍이, 난징둥루(南京東路) 쪽에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문 상점들이 모여 있다. 저렴한 생활용품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쇼핑 품목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보행자 전용 거리를 따라 수많은 인파와 관광용 차량이 이방인의 마음속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젊은이의 거리인 난징둥루를 따라 15분쯤 걸어 야경의 명소인 와이탄에 닿았다. 와이탄에 이르자 황푸(黃浦)강 건너편에 위치한 상하이 랜드마크인 동방명주(東方明珠), 상하이 최고의 건축물인 진마오(金茂)빌딩,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이세계금융센터(101층'492m)가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와이탄에는 젊은 연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황푸강에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과 야경을 배경 삼아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위위안(豫園)'상하이라오제(上海老街)=상하이 관광을 왔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위위안이다. 위위안은 명'청 시대를 대표하는 강남 원림(園林)으로 중국의 수많은 정원 중 가장 섬세하고 아름답다. 위위안 입구 앞에는 넓은 장방형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1784년 지어진 2층 누각으로 상하이에서 가장 유명한 찻집인 후신팅(湖心亭)이 연못 가운데 있다. 연못 밖에서 후신팅으로 이어지는 지우취차오(九曲橋) 다리에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위위안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기묘한 자연석 사이로 누각과 주택, 연못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건물 사이를 오가려면 자연석 사이로 낸 좁은 계단이나 바위 가운데를 뚫은 문을 지나야 한다. 마치 토끼굴과 같다. 사이사이에 드문드문 벽돌로 된 좁은 길도 만난다. 문은 원형이나 아치형으로 멋을 냈다. 연못을 지나는 다리 가운데 중국 전통악기인 비파를 연주하는 백발노인이 눈에 띄었다. 처연한 비파 소리를 들으며 연못을 바라보니 명'청나라의 옛 영화가 오늘에 비치는 듯했다. 특히 수많은 외국관광객들은 동양 정원의 진수에 흠뻑 빠진 듯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눈빛이다.

위위안에 왔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난샹만두점(南翔饅頭店)이다. 상하이의 가장 유명한 만두 전문점으로 돼지고기, 새우, 게, 송이 등 다양한 재료로 빚은 만두와 찐빵의 오묘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육즙이 들어간 작은 만두를 일컫는 샤오롱바오(小龍包)가 대표 메뉴다. 특히 빨대로 육즙을 빨아 먹는 일명 '빨대 만두'는 오묘한 맛을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다. 그 명성을 타고 관광객이 인산인해처럼 모여들어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위위안 주변에는 벼루, 먹, 도자기 등 각종 골동품과 기념품,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파는 500여 개의 상점이 포진해 있다. 1990년대부터 상하이 시 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명'청 시대 건축물을 복원해 시장을 조성했다. 위위안 바로 옆의 동서 825m의 상하이라오제도 그중 일부다. 상하이 최초의 식당, 금은방, 술집, 찻집, 극장, 상가 등이 모여 있으며 위위안 지역에서는 '인파 복도'(人流走廊)라고 불린다. 젓가락, 악기, 부채, 가발, 기침약 등 한 가지 품목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상점이 많다.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 할 때는 상인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부르기 때문에 깎을 수 있는 한 최대로 깎는 것이 쇼핑 노하우다. 부르는 가격의 3분의 1 이상 깎는 것이 좋으며, 마음에 들더라도 미련없이 돌아서는 연기(?)도 필요하다.

◆신톈디(新天地)'톈즈팡(田子坊)=신톈디는 와이탄과 함께 상하이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중국과 유럽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근대 건축물들을 레스토랑, 찻집, 공연장 등으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신톈디는 밤낮없이 관광객들로 붐비며 특히 일몰 이후 노천카페와 테라스 식당들이 일제히 불을 밝히면 이름 그대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로 상하이의 젊은이들과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톈즈팡은 상하이 도심 타이캉루(泰康路)에 있는 떠오르는 관광명소로 예술과 식도락의 거리로 알려져 있다. 건물과 골목이 바둑판처럼 구획돼 있으며 좁은 거리에 카페, 화랑, 출판사, 옷가게, 레스토랑, 액세서리숍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타이캉루를 거닐다 보면 도심 속 예술의 유통 공간일 뿐 아니라 맛과 분위기가 뛰어난 식당 겸 카페가 즐비하다. 마당에 빨래를 널어놓은 1960, 70년대 가정집과 좁은 골목의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잔과 음식을 즐기는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Tip

◆자유여행 때 항공노선 이용=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빡빡한 일정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관광하려는 개별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공항에서도 상하이나 베이징을 경유하면 동남아는 물론 미주, 유럽, 호주, 인도까지 갈 수 있다. 굳이 인천공항이나 김해공항까지 가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중국동방항공(MU)은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으로 출발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당일 연결이 불가능한 경우, 상하이에서 출발 또는 도착 시에 4성급 호텔 1박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단 24시간 이상 체류 시 제공불가) 중국국제항공(CA)도 연결대기시간 4시간 이상이면서 당일 연결이 가능한 일정은 베이징공항 T/S 라운지 내의 스낵, 커피 및 음료, 샤워시설, TV와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국제선 당일 연결이 안 될 경우는 출발과 도착 모두 1박씩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단지 당일 연결이 안 되거나, 긴 대기시간 때문에 상용 목적으로 가는 여행객에게 적합하지 않은 단점도 있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는 개별 여행객에게는 본인의 여행지는 물론이고 상하이, 또는 베이징까지 여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수영기자

글'사진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취재협조'㈜내일여행 대구지사 053)428-8000, http://www.naeil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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