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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씰 독보적 기술, GM·현대·도요타 '러브콜'…한국SKF씰㈜

우수한 파트너십을 통해 앞선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을 선점한 한국SKF씰(주)는 오일씰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우수한 파트너십을 통해 앞선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을 선점한 한국SKF씰(주)는 오일씰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성장하지 않으면 혁신이 없고 혁신하지 않으면 성장도 없다.'

성장과 혁신을 동시에 생각하는 한국SKF씰㈜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떠오르는 강자다.

◆합작회사로 성장 발판 마련

1998년 대구 달성군 논공단지에 둥지를 튼 한국SKF씰㈜의 모태는 1965년 창업한 건화공업사다. 허용준 대표는 "건화공업사의 오일씰 분야 사업부가 1986년 따로 법인으로 빠져나와 한불오일씰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돼 왔다"며 "1998년 스웨덴 AB SKF 그룹과 합작을 통해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면서 새롭게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합작 파트너인 SKF는 28개국 120개 지역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다.

막강한 저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이 대구의 한 조그마한 회사와 합작한 것은 그만큼 한국SKF씰의 잠재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처음 합작할 당시 회사는 연매출이 2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합작을 통해 앞선 기술을 받아들이고 해외 시장을 확보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합작의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1998년 SKF와의 합작을 검토할 당시 허 대표는 일반 직원에 불과했다. 부친인 허정갑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었다. 허 대표는 "합작을 검토할 때 당시 아버지께 가업이지만 회사의 전망이 앞으로 어려울 것 같아 매각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었다"며 "하지만 가업이라는 이유로 아버지가 단호히 거절해 한발 물러섰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버지 결정 덕분에 내가 회사를 맡은 뒤에도 더욱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허 대표는 2005년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으면서 성장을 위해 밤낮없이 일을 했다.

◆오일씰 기술력 국내 우위

한국SKF씰의 주력 제품은 오일씰(Oil seal)이다. 회사는 모든 글로벌 GM차종에 오일씰을 납품하고 있다. 오일씰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 기술,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2010년부터 2년 연속 GM 우수 납품업체 (SOY'Supplier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만큼 회사는 오일씰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SKF씰의 매출을 이끄는 것은 BPS라는 독보적인 아이템과 기술력이다"고 설명했다.

BPS란 'Bonded Piston Seal'의 줄임말로 차량 기어 변속 시 클러치 판을 유압으로 밀어줄 때 그 압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밀봉 역할을 해주는 트랜스미션의 필수 아이템이다. 한국SKF씰은 2001년 BPS를 개발, 일본 마쯔다(Mazda)에 납품을 시작해 GM의 4단, 6단을 이어 개발했다. 또 현대자동차 자동 6단, 8단에까지 회사는 독자적으로 설계 및 제조하면서 BPS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게 됐다.

허 대표는 "최근엔 도요타 본사 전시회참가 이후 도요타까지 직접 납품하는 아이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회사의 성장은 동종업계가 많은 오일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기술 개발 덕분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기술은 연비개선 및 이산화탄소 줄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SKF씰은 일찌감치 이 추세에 맞춰 저마찰 오일씰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미 국내 OEM업체와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합작 당시 2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서면서 10여 년 만에 25배가 뛰어오르는 등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도 ISO14001, OHSAS18001, TS 16949,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인증 등을 획득한 것은 물론 지난해 2천만달러 수출탑과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아 대내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허 대표는 "2015년 매출 1천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음 달부터 가동될 2공장을 통해 올해 600억원 매출을 올려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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