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감동의 '실화-코리아' vs 현대판 '동화-백설공주'

이번 주에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했던 탁구대표팀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스포츠영화와 백설공주를 재해석한 영화가 개봉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영화 '코리아'는 1991년 41회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최초로 결성되었던 단일팀의 46일간 여정을 스크린 위로 펼쳐놓는다.

국내 최고의 탁구스타 '현정화'(하지원)는 번번이 중국선수들에 밀려 대회마다 은메달에 머문다. 아쉬움과 함께 절치부심하던 그녀에게 남북단일팀의 결성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다른 선수들과 코치진 역시 강력히 반대했지만 결정은 강행된다. KAL기 폭파사건 이후 대치국면에 있던 남북 간의 분위기를 체육 교류를 통해 풀기를 원했던 고위급들의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팀이 된 남북의 선수들은 연습 방식, 생활 방식, 말투까지 너무 다르다. 이 때문에 선수단은 서로 자주 충돌하게 되고 양 팀을 대표하는 라이벌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배두나)는 심각한 신경전을 벌인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팀워크는 고사하고 한팀이 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영화는 서로 다른 이념을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었던 순간의 감동에 중점을 둔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적이자 경쟁자로 마주 섰던 남북의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과 화합을 이루어내는 모습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앞서 개봉한 '국가대표'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같은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영시간 127분, 12세 관람가.

다음으로 살펴볼 영화는 동화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판타지 어드벤처로 거듭난 '백설공주'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눈 덮인 호수와 아름다운 왕국의 모습을 스크린 위에 재현하고 있다.

백설공주(릴리 콜린스)가 사는 평화로운 왕국에 아름다운 새 왕비(줄리아 로버츠)가 들어온다. 하지만 왕비를 맞이한 얼마 뒤에 갑자기 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에 왕비는 직접 왕국을 지배하게 되고 미모만이 관심사인 왕비의 사치로 왕국은 파산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왕비에게 더 큰 골칫거리는 자신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백설공주다. 결국, 왕비는 백설공주를 가둬버리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제작진은 기존 동화의 인물들을 현대에 맞게 모두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백설공주는 능동적인 현대 여성으로 탈바꿈하고 왕비 역시 노화를 걱정하는 중년여성의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다.

'신들의 전쟁'을 통해 뛰어난 색채와 조명을 선보였던 '타셈 싱' 감독의 영상미와 함께 백설공주와 왕자를 두고 대결을 벌이는 줄리아 로버츠의 악역 변신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와 함께 최근 판타지 영화의 경향과는 다르게 거대한 세트와 많은 엑스트라가 동원된 여러 장면은 원작이 가진 분위기를 한층 섬세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영시간 108분, 전체 관람가.

김삼력/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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