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승려들 도박파문 확산… 총무원 집행부 사퇴

조계종 진상조사·징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가 교단 소속 승려들의 거액 도박에 책임을 지고 10일 사표를 제출했다.

조계종 총무부장과 기획실장 등 총무원의 집행부 승려 6명은 10일 지난달 23일 전남 백양사 인근 호텔에 투숙한 승려 8명이 밤샘 도박은 물론 음주, 흡연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은 백양사 주지를 놓고 벌인 종단 내부 갈등 과정에서 상대편이 '몰카'를 설치해 촬영한 동영상을 폭로함으로써 세상에 드러났다.

조계종 총무원의 한 간부는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종단 부'실장 간부들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여겨 오전 회의에서 일괄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과 종도들에게 죄송하고 총무원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차기 집행부가 정해져 사태를 수습하고, 종단은 뼈를 깎는 참회를 통해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승(58)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은 도박 연루자를 종헌 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진상 조사에 나선 조계종 총무원은 이르면 11일 오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조계종은 2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있어 이 문제를 조기 수습에 나서 교계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조계종 소속이었던 성호 스님은 조계사 주지 겸 중앙종회의원인 토진 스님과 조계사 부주지 의연 스님 등 8명이 지난달 23, 24일 전남의 특급호텔에서 불법 도박을 했다며 9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토진 스님과 성명 불상의 스님들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밤을 새워가며 수억원에 달하는 판돈을 걸고 소위 포커 도박을 했다"며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 등을 위반했으므로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촉구했다. 도박 장면이 담긴 CCTV 등 관련 증거물도 검찰에 냈다.

토진 스님은 일신상의 이유로 이달 5일 사의를 표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