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경산 연장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도시철도 1호선 연장에 대한 지역 각계의 뜨거운 염원이 표출됐다.
이창영 매일신문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이 현재 안심역에서 멈춤으로 인해 대구에서 등하교하는 경산권 대학 수만 명의 학생들이 하루 왕복 3시간이 넘는 통학길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제 1호선은 도시 경계를 넘어 대단위 교통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연장돼야 한다. 1호선 경산 연장을 통해 대구경북이 함께 발전하는 훌륭한 모델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정리했다.
▶안종록 경북도 건설도시방재국장
대구경북 상생발전을 위해선 대구도시철도 1호선(이하 1호선) 연장이 시급하다. 대구경북이 손을 잡고 하양까지, 가능하다면 대구대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북도에서는 이번에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1호선 경산 연장안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를 왔다갔다하면서 예타 통과를 위해 긴밀하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1호선이 안심에서 멈춤으로 인해 경산지역 대학들이 엄청난 학생 수송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1호선 연장을 위해 대구시와 손잡고 도의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
▶정병윤 경산시장 권한대행
경산시의 최대 현안도 1호선 연장이다. 1호선 연장안은 2008, 2009년에도 추진된 적이 있지만 예타에서 경제성이 적다는 분석이 나와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그러나 경산시는 지난해 4월 자체 예타 재조사를 실시했고 여건 변화로 인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얻었다.
실제 지난 4년간 경산지식산업지구 조성, 건설기계부품 특화단지, 연구개발특구, 경산4산업단지 조성계획 등 예타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건이 크게 변화했다. 경산시는 지난 4월 국토부의 2012년 하반기 예타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 현재 심사 중에 있다. 기초지자체인 경산시로서는 대구시, 경북도 등 광역지자체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윤대식 영남대 교수
▷1호선 연장의 필요성 ▷기대효과 ▷기타 고려사항에 대해 얘기하겠다. 우선 왜 1호선 연장이 필요한가. 대구도시권이 공간적으로 계속 확장돼야 경쟁력을 갖기 때문이다. 대구만으로는, 경북만으로는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광역경제'도시권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1호선 연장이다. 이게 돼야 대구경북 경제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수도권은 이미 서울-천안, 서울-춘천 광역전철을 통해 도시권을 넓혀가고 있다. 충청도와 강원도가 수도권의 생활권에 들어가고 있다. 모든 인프라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가 최근 국토부에 수도권을 한 시간대로 묶는 '광역급행철도(GTX)' 안의 예타 신청을 한 것도 한 예다. 대구경북이 1호선 연장 같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런 수도권 집중화를 막을 수 없다. 특히 대구의 교통체계는 주로 도로에 의존하고 있어 교통체계의 경쟁력이 타 도시에 비해 떨어진다. 이 때문에 1호선 연장이 더욱 필요하다.
1호선 연장의 기대효과는 무엇보다 '메가시티'(megacity) 의 구축 가능성이다. 대구가 토지이용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경북과의 동반발전을 이루려면 1호선 연장이 꼭 필요하다. 도로 복잡 현상이 완화되고 경산의 주거환경이 향상된다. 대구에 직장을 둔 경산시민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산은 단지 산업도시일 뿐 아니라 서울의 분당처럼 대구의 위성도시로서 기능할 수 있다.
향후 고려사항은 1호선 연장에 따른 건설비와 함께 운영비용 분담에 관한 관련 지자체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세부계획으로 중장기적 노선계획과 단기적 노선계획을 설정해야 한다. 하양 연장만 추진할 경우 대구대와 진량공단이 빠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용자 수가 많으면 예타 통과에 유리하다. 이런 상황을 포함시키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역세권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중장기적 그림도 그려야 한다. 1호선 연장안이 통과하려면 '키 플레이어'인 기재부, KDI, 예타 책임자(교수'전문가)를 잘 설득해야 한다. 예타 매뉴얼이 매우 엄격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일정 부분 있다. 지역사회가 이런 부분에서 정치권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
▶안용모 대구시도시철도 건설본부장
대중교통 인프라는 적자 흑자 개념을 떠나서 추진돼야 한다. 1호선 연장안이 2009년 예타에서 보류된 이후 4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우리끼리만 떠들 것이 아니라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1호선 연장을 요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중앙정부와의 지속적인 유대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올해는 좋은 기회다. 최근 총선이 있었고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다. 1호선 연장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려서 지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본 사업을 착수시키는 데 역량을 우선 집결해야 한다.
비용편익분석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나올 때를 대비해 대학이 부담해서 민자역사에 상업시설을 설치하는 등 비용을 내릴 수 있는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 또 내년 1, 2월에 예타가 통과될 경우 바로 기본설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예산 반영도 미리 준비돼야 한다. 1호선 연장이 대선 공약으로 우선 채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구시도 건설비 문제가 1호선 연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협력하겠다.
▶소병욱 대구가톨릭대 총장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지를 국토부, 기재부에 실효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논의가 있었나. 그럼에도 정책 결정 선에서 설득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정책 결정권자를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경북도가 협조해달라. 국가의 대사를 결정하는 기준은 객관성이고 경제성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인들은 경제성만 따지지 말자. 사회적 소통의 문제다. 지난 1월 경산권 대학 총장들이 1호선 연장 관련 협의체를 구성했을 때 안심역에서 대구대까지 10㎞에 이르는 인간띠 시위를 해볼까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절박했다. 1호선이 대구대, 진량공단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들의 협조를 부탁 드린다. 대학에서도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
경제성만을 가지고 1호선 연장 여부를 따져서는 안 된다. 복잡한 수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제성뿐 아니라 정치적, 인도적, 공정성의 관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 대구에서 한 해 재수생을 포함해 3만4천여 명 정도가 대학에 진학한다. 이 중 27%는 대구권 대학에, 15%는 서울권 대학에 간다. 나머지 50여%가 경북이고, 경산은 경북 전체에서도 46%의 학생들이 온다. 이게 1년에 9천여 명에 달한다. 이 학생들의 교통편의를 감안하면 1호선 연장이 꼭 필요하다. 최근 우리 대학은 자체적으로 1호선 예타 분석을 했다. 와촌복합단지, 수성교육의료지구, 영천하이테크마크, 영천경마공원, 문천지 종합레저센터 등 11개 주요사업을 포함시켰더니 2.84가 나왔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1호선 연장이 돼야 한다.
▶박소경 경산1대 총장
1호선 연장과 관련해 여러 기관에서 관심을 기울여줘 감사하다. 대구에서 통학하는 경산지역 대학생들은 매일같이 1호선의 종착역인 안심역에서 내린 후 다시 버스를 기다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는 스트레스로 학교에 도착할 땐 녹초가 되어 있다. 대구에서 경산 하양권으로 출퇴근하는 수만 명의 근로자들도 같은 형편이다. 이런 불편함을 극복하려면 1호선 구간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1호선이 연장되면 셔틀버스 예산을 교육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어 실험'실습비를 늘리는 등 수업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1호선 연장은 대구와의 접근성 강화를 통해 경산 산업단지 발전에 도움을 주고, 대구경산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효수 영남대 총장
외국의 어디를 다녀봐도 대구처럼 행정구역 경계를 이유로 도시철도 구간을 끊는 예가 없다. 대구시는 이미 인천에 밀렸고 대전에도 밀리고 있다. 대구시가 역량을 키우려면 '메가시티 리전'(megacity region) 전략의 수립이 핵심이다. 우리 지역을 살리려면 구미, 경주, 포항 일대를 묶어야 한다. '하나의 대구'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게 메가시티 리전의 콘셉트다. 또 1호선의 연장 문제는 미래가치 문제에 대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 지역의 미래가치를 어디에서 창출할 것인가, 이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1호선이 영남대까지 이어져 순환전철이 되면 지역의 미래가치를 빠른 속도로 창출할 수 있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
교통 수요가 있는 곳에 도시철도 연장이 이뤄져야 한다, 흑자 적자를 불문해야 한다. 좁은 의미의 편익분석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말씀들에 큰 공감을 표하고 싶다. 대구대의 학생, 교직원을 합하면 하양권 대학들을 다 합친 것 못지않은 숫자가 된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1호선이 하양에서 멈추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1호선 연장 구간을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는 예타의 비용편익 분석에 결정적이다. 대구대, 진량까지 1호선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인해 부담이 발생한다면 대구대가 적극 나서겠다. 기지창이, 역사부지가 필요하다면 대학이 부지를 제공하겠다. 이런 대구대의 의지에 대구시와 경산시가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경제적 편익만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관점을 재정비해 힘을 모아나갔으면 한다.
정리'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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