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5월, 서울 충무로 광장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몰렸다. 전쟁 중에도 이승만 대통령은 임진란의 고통과 교훈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는 국난극복시민대회를 열었다. 당시 '임진란 6주갑 기념 국난극복 시민대회'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해 신익희 국회의장, 존 무초 미국대사, 왕둥웬 중화민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또 신현돈 경북도지사를 하회마을 충효당에 사제관(賜祭官'나라에서 내려준 제관)으로 내려보내 문충공 서애 류성룡 선생에 대해 사제사(賜祭祀'나라에서 내리는 제사)를 지내게 했다. 제사가 끝난 뒤 백낙준 당시 문교부장관은 마을 안에 자리했던 풍남초교 운동장에서 강연했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올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420년 되는 해이다. 7주갑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동북아시대 역사적 갈등과 분쟁이 잇따르는 현실에서 임진란의 교훈과 공존의 미래에 대한 되새김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경상북도'안동시가 공동 주최하고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주관, 매일신문사 협력주관으로 '임진란 7주갑기념 문화'학술 대제전'이 다음 달 2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펼쳐진다.
◆"전쟁 참혹함 잊지말자" 정신 이어와
임진란 7주갑 행사는 국가 행사다. 예로부터 조정은 60년마다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공신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시호(諡號)를 내리고 봉사손(奉祀孫)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사우(祠宇)나 치제(致祭)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1772년 임진란 3주갑 때는 영조 임금이 직접 문렬공 조헌, 충무공 이순신, 충렬공 송상현, 충렬공 고경명 등 순절한 4명의 장군에게 치제하고 그 후손을 녹용하도록 명했다. 또 1832년 임진란 4주갑에 이르러서는 순조 임금이 이들 4명의 순절지에 도백을 보내 단을 설치하고 함께 목숨 바친 이들에게 제를 올렸다. 문충공 이항복, 문정공 윤두수, 충익공 정곤수, 문충공 류성룡, 충장공 권율의 가묘에는 승지를 보내 사제하도록 했다.
7주갑을 맞는 다음 달 2일 안동 하회마을 류성룡 선생 가묘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종남 (사)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장 등이 헌관으로 참석해 치제할 계획이다. 선양회는 올 한 해 동안 임진란 9공신들에 대한 사제사와 단제사를 지역마다 연다. 이 때 도지사가 헌관으로 참여해 봉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류한성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수석 부회장은 "역사성과 전통성을 이어 올해 7주갑을 새로운 모습의 종합행사로 발전시켜 후대에 전승, 임진란의 역사적 교훈을 국가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고 했다.
◆역사적 의미 담은 국제학술대회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는 국제학술행사를 통해 임진란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 4차례 진행되는 학술대회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외교 등 전쟁 전 분야를 주제로 삼는다.
1차 학술대회는 '정치와 외교-동아시아 국제전쟁, 임진란'이라는 주제로 다음달 2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 대회에서는 '임진란과 조선의 전시외교''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쟁구상''임진란과 명의 정치현실''문서와 그림으로 보는 임진란의 실상''한'중'일 삼국이 보는 임진란' 등을 다룬다.
2차 대회는 '사회와 문화-전쟁의 혼란과 새로운 희망'이라는 주제로 8월 25일 전남 담양 전남도립대학 대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때는 전쟁으로 인한 각국의 사회문화적 변화, 일기류에 나타난 전란과 민중들의 삶 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한다.
3차 대회는 '경제와 군사-전쟁사와 군사사의 새로운 모색'이라는 주제로 10월 12일 부산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쟁을 초입에서 겪었던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의 경제변동과 각국의 경제상황에 미친 영향 등을 조명한다.
4차 종합학술대회는 '의미와 교훈-임진란 연구의 현재와 미래'를 중심으로 12월 7일에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다. 전근대 시대 최대의 국제전쟁인 임진란이 어떤 방식으로 기억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그 의미와 교훈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 박원재 국학실장은 "학술대회를 통해 안으로는 세계를 선도하는 심층적인 연구성과를 도출하고 밖으로는 미래 지향적인 국제 교류관계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 유물'유품전과 다양한 기념사업
선양회는 임란공신들의 소장품과 여러 박물관에 보존돼 있는 임진란 관련 유물과 유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특별기획전시회를 마련한다. 이 전시회는 다음 달 19일 안동 국학진흥원 전시실과 11월 1일 서울 전쟁기념관 등 두 곳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전문 연구자'일반인'청소년을 모두 만족시키는 체험'교육'연구의 기회가 될 것이다. 주입식 전시'관람 형태를 벗어나 전시물과 관람객, 큐레이터, 학계 간 소통을 유도할 계획이다. 류성룡 선생의 투구와 갑주, 곽재우 장군의 칼 등 유품, 선조가 이순신 장군에게 내린 무과 합격교지, 징비록과 정탁 선생의 임진기록 등 임진왜란과 관련한 다양한 유물과 유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기념사업은 '임진란 공신집 편찬'발간''임진란 연구총서 발간''임진란 관련 고문서 자료집 조사'연구''7주갑 기념행사 백서와 화보집 발간' 등 향후 사업과 행사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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