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사이에 아들 같은 불행한 사고가 더 이상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달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교 1학년 K(15) 군의 아버지(44)는 4일 K군의 빈소가 차려진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평소 가족'친지들과 있을 때 싹싹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다"면서 "공부도 잘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착한 아들에게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느 날 저녁 사무실에 아들이 울면서 찾아왔기에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다"면서 "아이는 '괜찮다'고 했고, 몇 번을 더 물어도 아들은 특별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찢긴 채로 휴지통에 버려진 메모지를 발견한 아이 엄마가 메모 내용을 전해줬다. '울면서 사무실에 갔던 날 끝까지 믿어주신 아빠한테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였다"며 "아들의 마음을 진작 몰라준 것 때문에 미안하고 후회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 석가탄신일에는 가족이 함께 팔공산 갓바위에 오르기도 하고 축구화도 사줬다"면서 "아들이 한 번도 신지 못한 축구화는 아직 집에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오랫동안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받고 있었고 '한 달 정도 떠나 있으면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카카오톡 대화를 보고 나서야 아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아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는지를 알고 싶고, 그래야만 또 다른 불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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