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봇강국 코리아] <2>로봇내전, 치고 나가는 경북도

"잘들어…우린 다 경북산 로봇, 멋지지 않나"

로봇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로봇 강국들 간의 글로벌 '로봇 대전(大戰)'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각 지자체간 로봇전쟁이 점화되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정부의 '2018년 세계 로봇산업 선진국 진입' 계획에 발맞춰 특화된 로봇산업 육성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로봇대전에 앞서 로봇 내전(內戰)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간 로봇전쟁 점화.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산업을 키우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표 참조)

로봇산업이 초기단계인 만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로봇산업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는 데다 정부도 강력한 육성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막대한 정부예산을 비롯해 정책적 지원과 산'학'연 연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은 인천과 경남 마산이 조금 빨랐다. 지난 2007년 정부로부터 2018년 세계 3대 로봇산업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한 국책사업인 '로봇랜드'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마산 로봇랜드는 경남 창원시 구산면 일대 126만㎡에 총 7천억원을 투입해 공공'민간부문으로 나누어 2016년까지 완공된다. 로봇전시관'컨벤션센터'연구개발센터 등 공공부문은 내달 착공한다. 인천 로봇랜드도 2009년 7월 특수목적법인(SPC)인 인천 로봇랜드를 설립한 이후 차질을 빚다 올 하반기 공공부문부터 착공한다. 이후 국책사업에서 탈락한 대구경북을 비롯해 대전, 광주, 부산, 울산 등 전국 지자체들도 본격적으로 로봇산업 육성에 뛰어들면서 지자체간 로봇전쟁이 본격화됐다.

경북은 2007년 포항 지능로봇연구소(현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을 개원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도 2010년 한국 로봇산업진흥원을 개원하고 로봇산업 육성에 나섰다. 대전은 지능형 서비스 로봇산업 육성을, 광주는 고부가가치 가전 로봇산업을, 부산은 해양 로봇산업을 각각 육성할 계획이다. 울산도 현대중공업 등 산업로봇 생산기술력을 토대로 로봇산업 육성에 한창이다. 울산은 로봇수출 세계 4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기술력 등과 연계한 산업로봇과 지능형 로봇의 실용'상용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경북, 로봇경쟁에서 승리?

출발은 뒤졌지만 경북도가 지자체간 로봇전쟁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의 파상공격에 맞서 ▷시군 특화산업 로봇융합사업 ▷동해권 수중로봇클러스터 조성사업 ▷미래 해양개발을 위한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 등 상업성을 갖춘 로봇산업 육성전략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단계인 타 지자체에 비해 경북도는 이미 지능형 로봇을 시군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해 개발'보급하는 '시군 특화산업 로봇융합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0년 지역경제 활성화와 로봇산업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작한 로봇융합사업이 시행 2년 만에 지역특화형 로봇들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올해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로봇이 탄생하고 있다. 지난 5월 울진군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하 로봇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울진대게 안내로봇이 탄생한데 이어 올 연말까지 봉화군과 로봇연구원이 공동개발한 산불감시로봇, 경주의 노인간호보조로봇 등이 잇따라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청도에서는 소싸움 로봇이 등장한다. 청도소싸움경기장 활성화 및 소싸움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개발됐다. 실물크기로 싸움소 특성을 살리고, 소싸움 기술을 재연할 수 있다.

특히 포항에 위치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3월 국가기관으로 승격되면서 로봇산업 전국화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의 로봇산업 '장밋빛'

2007년 5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재)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지난 3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으로 승격하면서 경북도가 추진 중인 로봇육성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가 로봇전문 연구기관으로의 위상 강화로 국비예산, 세금감면 등 정부 지원은 물론 우수 로봇 인재 확보, 로봇 관련 대형국책사업의 주도적 수행을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로봇 수요확산과 시장창출을 통해 지역 로봇산업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전국은 물론 세계로봇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시군 특화산업 로봇융합사업'의 성공에 이어 '동해권 수중로봇클러스터 조성사업'과 '미래 해양개발을 위한 수중건설 로봇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로봇산업의 육성을 통해 지역의 전략산업인 IT, 부품소재산업, 메카트로닉스 등의 동반 발전을 도모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성장엔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향후 개발된 로봇의 상용화, 특허권, 기술이전료 등 사업 이익에 대해서는 참여기관인 도, 시'군, 연구소가 공유키로 하고, 부품생산 등 지역기업 육성에도 나선다.

경북도 김성부 로봇'나노 담당은 "경북도는 아직 시작단계인 로봇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면서 벌써부터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경북의 각 지자체가 한데 뭉쳐 수요자인 동시에 공급자가 돼 수요를 확산하고 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민간참여를 이끌어내고 지역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로봇혁명의 시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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