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경제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철강경기 하락으로 비롯된 포항경제의 위기는 철강 관련업체들 뿐 아니라 유통업체, 병원, 식당, 영세상인으로까지 급속히 파급되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현금보유율을 높이기 위해 보유 주식 5천여억원을 팔았고 추가로 일부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후판1공장 문을 닫았으며 근로자 280명은 타지역 사업장으로 전출하거나 명예퇴직시켰다. 현대제철은 불황에 대비해 지출을 크게 줄이고 있다.
포항에서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총 생산액은 전체의 70%에 가까워 연관산업 전체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지역 철강 하청업체들과 건설업체들은 대기업의 주머니 단속으로 수주가 어려워지자, 올들어 인원 감축을 감행하며'버티기'에 들어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포항상공회의소 등은"철강산업의 불황과 현정부 들어 포항에서 벌여온 각종 국책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의 철강산업 일변도의 산업구조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항의 지역내총생산(GRDP), 기업경기전망(BSI ) 등 숫자로 보는 경기지표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지난 2009년의 경제성장률은 -7.42%로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다. 2010년과 2011년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 포항본부의 분석이다. 2005년부터 최근까지 경제성장률이 플러스와 마이너스 상황을 되풀이했지만, 평균성장률(0.042%)은'제로'에 가깝다.
인근에 위치한 경주의 경우 석유화학과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울산의 영향을 받아 평균성장률이 매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기초소재산업 중심인 포항보다 중간재를 생산하는 경주가 훨씬 먹고 살기 좋다는 의미다. 기초소재산업은 특성상 원가부담이 높고 국제 경기에 민감하다.
김태현 포항상공회의소 대외협력 팀장은"유럽발 경제위기, 국제 철강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이 있지만, 현재의 포항 산업구조로서는 상시적으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포항은 산업구조 다변화와 기업 구조개선 등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준홍 차장은 "포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철강일변도의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컴퓨터'바이오'의료'교육'관광 등 '그린산업'으로 재편하고 ▷공학으로 제한된 포스텍(구 포항공대)의 영역을 경제인프라 개척으로 확대하고 ▷포스코의 무상혜택에 의지해온 시민들의 의식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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