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企 "어디 돈 구할데 없나"

경기 침체와 대외 경기 불안으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가 심화될 경우 적잖은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5월 말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6조3천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0.8%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 전체의 대출 잔액은 578조7천236억원에서 600조8천89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전체 기업의 대출 증가율보다 중소기업의 대출 증가율이 5분의 1 수준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어려워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을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지난해 조달한 외부 자금에서 은행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3.3%에 달했다. 중소기업의 돈줄을 막는 것은 은행의 높은 대출 금리다. 올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대기업에 대한 월평균 대출금리는 5%대에 머무른 반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6%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는 회사채(3.2%)나 주식(1.1%)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실제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중소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의 회사채 금리는 올 상반기 평균 9.87%로 집계됐다. 대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AA-' 등급 회사채의 상반기 평균 금리인 4.16%의 2배가 넘는 이자를 물어야한다는 뜻이다. 이런 탓에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유동화 증권(CBO)을 발행하는 경우가 있는 정도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규모는 1천15억원, 유상증자 규모는 5천1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87.2%, 21.3%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데 지금처럼 자금 흐름이 꽉 막힌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기업 부도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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