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편안히 잘 수 없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같은 것 같다. 무더위에 지친 반려동물의 내원이 속출하고 있다.
다람쥐를 케이지(철망 등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외출을 한 후 집에 들어오니 탈진 상태로 바닥에 누워서 숨을 가쁘게 쉬고 있어 응급실에 가는가 하면, 새장의 앵무새가 이유 없이 갑자기 횟대에 올라가지 못하고 바닥에서 숨을 가쁘게 쉬고 있다고 내원 하기도 한다. 야외에서 생활하는 동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얼마 전 동물 진료를 전담하는 수의사 분께서 폭염으로 인해 소가 더위를 먹어 쓰러져 죽었다고 했다.
더위로부터 우리의 반려동물을 지키기 위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먼저 반려동물을 실내에 둘 때에는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이동시켜 햇볕을 곧바로 쬐지 않도록 해주고, 동물이 그늘과 시원한 곳을 찾아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특히 낮 시간에 반려동물 혼자 두고 외출할 때는 좁은 공간에 가둬 두지 말고 넓은 공간이나 우리에서 나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는 방법이 좋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 둔 채 반려동물을 혼자 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 찬바람으로 인해 여름 감기에 걸리거나 호흡기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작은 장에 가둬 놓은 반려동물은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더 위험할 수 있다.
4~6개월령 정도의 어린 반려견은 치아 갈이를 해 잇몸이 가려워서 선풍기 전선을 물어뜯다가 전기 감전이 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따라서 어린 강아지는 전선에 접근을 못하도록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호자가 집에 있을 경우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적절한 온도 조절을 통해 콧물을 흘리거나 냉방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한다. 또 가능하면 한낮에는 반려견과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 자동차 안에 반려견을 두고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에어컨이 꺼지고 환기도 되지 않는 차 안의 온도는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다. 사람은 땀샘을 통한 체온 조절이 가능하지만 개는 오직 호흡을 통해서만 체온조절이 가능하므로 사람보다 훨씬 더위에 취약하다.
얼마 전에도 대형 견을 드렁크에 실어놓고 문상갔다 나오니 개가 쓰러져 응급으로 내원한 일이 있었다. 저녁에 햇볕이 없으니 아무 일 없겠지 하고 생각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 보호자가 문상을 빨리 마치고 나왔으니 다행이지 조금만 더 지체했다면 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던 경우였다.
열사병에 걸린 개의 경우 물을 들어붓기 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로 옮긴 후 배에 얼음팩으로 마사지 해주면서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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