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주의 정치 이슈] 새누리 대선 후보 경선

박근혜 '70%대 득표율' 관심…일방적 독주 '역풍' 우려

올 연말 새누리당을 대표해 대선에 나설 후보자 결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은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사전에 확정된 선거인단 20만 명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선거인단은 책임 당원(20%), 일반 당원(30%), 비 당원인 일반 국민(30%)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20%를 합산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한다. 투표 결과는 20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전대에서는 별도 현장투표가 없다.

정치권의 관심은 여권을 대표하는 대선 후보가 누구일지는 아닌 듯 하다. 최종 후보자로 지명될 이름이 누구인지는 대부분 짐작하고 있고, 결과도 예상과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전대를 '박근혜 대선 후보 추대식'이라고 말할 정도다. '대세론'을 뒤집기엔 다른 네 후보의 파워가 달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가 '70%대 득표율'을 기록할 지가 관심사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997년 11월 창당한 이후 대선 경선 최고 득표율은 2002년 이회창 후보가 얻은 68%였다. 누가 승자일까보다 신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는 형국이다.

하지만 당내는 물론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도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적잖다. 자칫 박 후보의 기세에 눌려 다른 후보들이 들러리로 전락할 경우 또다시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박 후보 캠프 한 핵심 관계자는 "당선자는 이미 결정됐고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만 남았다는 얘기들이 많은데, 그것이 더 큰 문제"라며 "국민이 박 후보를 그만큼 지지한다는 뜻임에도 일방적 독주에 대한 역풍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반면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은 '2위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게임이 될 전망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의견이다.

현재로서는 김문수 후보가 다소 앞선 가운데 다른 주자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김문수 후보는 2위를 자신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지난주 조사에서 김 후보(10.8%)는 박 후보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안상수 후보(3.2%), 임태희 후보(2.7%), 김태호 후보(2.6%) 순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 승리 이후 대권 주자로 주목받았던 김 후보는 자칫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을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반드시 2위 이상의 순위표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문수 후보의 경우 도지사 사퇴를 둘러싸고 오락가락한 데 이어 경선 룰 변경 요구를 뒤집고 참여한 터라 최소 2위는 해야 한다"며 "의미 있는 2위를 기록한다면 '포스트 박근혜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상수 후보는 정치 재기 여부가 '2'라는 숫자에 담겼다. 정치권에 안 후보가 이번 대선을 발판삼아 차차기(2017년)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자기 존재감을 높이고 다른 주자들과의 연대 방식을 통해 다음 정부에서 장관이나 총리로 발탁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안 후보 캠프 측에서는 경선 초반부터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고 민생과 직결된 '가계부채 해결'을 강조해 온 만큼 친박 진영에서도 상당수 표를 흡수해 2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위를 향한 임태희 후보와 김태호 후보의 생각은 닮은 꼴이다. 두 후보에게 이번 대선은 몸집을 키우고 알리기 위한 '생략할 수 없는 과정'일 뿐 정작 목표는 19대 대선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목표대로 2등 자리에 오른다면 차차기 대선을 향한 행보는 '비단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을 경우 정치 생명은 '자갈길'의 연속이 될 수 있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해석이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세간에서는 민주통합당에 비해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 흥행 열기가 떨어진다고 하지만 순위 싸움에 담긴 각 후보들의 처지를 보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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