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랬다가 저랬다가' 못믿을 포스텍

울진캠퍼스 건립 백지화 등…잦은 정책 뒤집기 비난 여론

김용민 총장 취임 이후 포스텍이 전임 총장의 역점 사업이던 포스텍해양대학원 울진 캠퍼스 건립을 백지화한데 이어 종합레저센터(포스플렉스)도 당초 약속과는 다른 조건을 내세워 운영 업체를 곤경에 빠뜨리는가 하면 직원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총장에 대한 교수들의 불만도 팽배,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서희건설은 포스플렉스 운영을 맡으면서 포스텍 전 총장으로부터 학생들의 체육 수업으로 수영장 등을 이용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현 총장은 '대학의 재량'이라는 이유로, 체육 수업에서 수영장 이용을 배제했고, 결국 포스플렉스는 매년 수억원의 적자 운영에 시달리게 됐다. 현재 포스플렉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채 10명도 안 되는 수준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포스코와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영을 하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는다"고 했다.

윤리경영 등을 강조한 김 총장 체제에서 직원들의 비리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은 올 상반기(6월) 내부 감사를 벌여 학교 돈을 개인 용도로 쓴 A(43) 과장을 파면하고, 간부 B(53) 씨를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견책처분했다.

A과장은 2011년 초부터 최근까지 포항시 남구 대이동 C식당 등 여러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이용해 회식 등의 명목으로 결제한 뒤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사무용품을 시세보다 부풀려 구매한 뒤 차액을 착복했다는 것. A과장은 이 같은 방법으로 모두 3천200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이런데도 포스텍은 사법 당국에 고발 대신 A과장이 유용한 돈을 메우게 하는 선에서 자체적으로 일을 마무리해,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받고 있다.

포스텍 교수평의회가 올 7월 24일부터 11일간 184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김 총장의 대학 운영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교수들이 내부 소통 부재와 무리한 미국식 대학 경영, 총장 선출의 비합리성, 포스텍 재단의 역할 부재, 자산 관리 및 기금 운영 방식 등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텍이 지역민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가장 큰 요인은 포스텍해양대학원 울진 캠퍼스 건립 백지화. 경북도와 울진군은 일방적으로 캠퍼스 조성 포기를 선언한 포스텍을 신뢰할 수 없다며 포스코에까지 불만을 강하게 전달한 상태다.

포스텍해양대학원 울진 캠퍼스는 포스텍과 경북도, 울진군이 공동 설립을 약속한 뒤, 초기에 각각 232억'110억'478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이곳을 세계적인 해양대학원으로 육성한다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김 총장이 부임하자 사업이 삐걱거리다 급기야 올 6월 포스텍은 일방적으로 사업을 백지화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