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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폐선들-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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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속 다 해진 신발들 나란히 누워 있다

여름날 아침 제비가 처마 떠나 들판 쏘다니며

벌레 물어다 새끼들 주린 입에 물려주듯이

저 신발들 번갈아, 누추한 가장 신고

세상 바다에 나가

위태롭게 출렁, 출렁대면서

비린 양식 싣고 와 어린 자식들 허기진 배 채워 주었다

밑창 닳고 축 나간,

옆구리 움푹 파인 줄 선명한,

두 귀 닫고 깜깜 적막에 든,

들여다볼 적마다 뭉클해지는 저것들

살붙이인 양 여태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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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에 능한 것은 남에게서 배울 수 없는 능력으로서 천재의 표시"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을 다른 것에 적절하게 비유하는 능력보다 더 얻기 어려운 것은 그 비유의 감동을 유지하며 시를 이끌어나가는 힘입니다.

이 시에서 '신발=폐선'이라는 비유는 우리들이 한 번 정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 자체가 시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 시에서처럼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살아 있는 표현들이 그런 생각을 감동적으로 이끌어나갈 때 비로소 한 편의 좋은 시가 되는 것입니다.

시인·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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