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는
아지랑이 따라
들판 끝까지
달려가 보곤 했었다.
종달새가
하늘 끝으로
가뭇가뭇 사라질 때까지,
망아지 한 마리 되어
달려가곤 했었다.
너무 멀리까지 간 내가
저물 녘,
노을 속에서 길을 잃고,
저녁 별 하나 둘 떠오르면
그 별들 중의 어떤 것이
손을 잡아 주었다.
어릴 때 나는
망아지 한 마리 되어
멀리 가곤 했었다.
----------------
서정적인 시는 대상과 자아의 일체감을 기본적인 정서로 삼고 있습니다. 대상과 자신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에서인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 그것을 '서정성'(서정적 동일성)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에서 길 잃은 아이와 그 아이의 손을 잡아준 별의 관계가 서정성의 좋은 예입니다. 이런 정서는 시적 과장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연대가 사라진 우리 시대가 다시 찾아야 할 느낌입니다. 합리성이나 과학성이 놓쳐 버린, 시에 겨우 남아 있는 이 느낌이 메마른 이 세계를 구원할지 모릅니다.
시인·경북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주진우 "'암살자(들)' 메가박스 패륜굿즈 전량 폐기·사과하라, 안 하면 불매운동·홍정인 국감 출석"
李대통령 국정지지율 37.4%, 3주만에 하락…부정평가 59.8%
安, 박승수·양민혁·이기혁 두고 "'군대 안 간다' 자랑, 군면제 재고해야…北지뢰로 발목 잃은 장병은"
김상환 헌재소장 배우자 1031만원, 노태악 사례도 수천만원…'해외출장 배우자 동행 비용' 또 논란
"농지조사, 투기 잡겠다더니 도지만 잡나"…지방 농촌 '불똥'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