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이승희 지음/동네문학 펴냄
경북 상주 출생의 이승희 시인이 뼛속까지 쓸쓸한 2번째 시집을 냈다. 시인은 쓸쓸함에 대해, 낡아서 쓸모없어지거나 버려진 존재로부터 비어져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려 바닥난 존재의 상실감에서 스며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 시집의 시들은 우울과 어둠을 견디게 하는 맨드라미의 붉은 힘처럼 강렬하다. 이 시집의 편집자는 소개말를 통해 '아직 살아있는 내가 이미 죽은 내게 건네는 애도의 노래'라고 했다.
암울했던 시인의 여름에, 붉게 핀 맨드라미는 그 존재 자체로 기대어 울고 싶은 의지처가 된다. '밥 먹다 말고 토해버린 생/역겨운 냄새 속에서/미처 소화되지 못한 이름처럼/까맣게 살이 오른 죽음들/발톱에 가득 모여 있다/맨드라미가 까만 발톱을 만진다/아빠 먼저 죽지 마/(중략)/정신없이 몇 번의 계절이 지나갔다.'(시 '여름' 중에서)
시인은 2006년 첫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를 펴낸 이후에 6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냈다. 108쪽, 8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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