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더 반가운 곳은 '숯가마 찜질방'과 '한증막'이다. 한겨울에도 이곳에 가면 온몸이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엄동설한에는 뜨뜻한 구들 목에서 언 몸을 녹이던 전통생활을 잘 활용한 곳이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뜨거운 찜질방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동장군도 물러섯거라~
지난 주말 '땀 흘리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팔공산 '가산한증막'을 찾았다. 전날 폭설 때문에 눈이 채 녹지 않았는데도 넓은 주차장에는 손님들의 차량으로 공간이 없을 정도이다. 2층 남자 전용실에 들어가 보니 손님들이 북적인다. 이들은 '땀 흘리기 경쟁'이라도 하는 듯 고열의 한증막에서 온몸에 비 오듯 땀을 흘리고 있다. 거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수시로 한증막에 들락거린다. 손님 대부분은 수년째 드나드는 단골손님이다.
최재혁(54'대구 동구 봉무동) 씨는 "한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는 맛을 한번 체험해봐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다"며 '한증막 체험'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최 씨는 한증막 마니아다. 평소 그렇게 즐겨 마시던 술을 끊고 혈액순환 등 건강유지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은 꼭 한증막을 찾는 게 습관이 됐다. "주말과 휴일에는 거의 종일 한증막에서 지낸다"며 "땀을 쫙 흘리고 나서 집에 가면 몸이 날아갈 것만 같다"고 한다.
권현달(60'칠곡군 동명면 기성리) 씨도 거의 매일 이곳에 온다. 그는 "일반 목욕탕의 사우나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한번 맛을 들이면 그 매력에 빠져 거의 매일 땀을 흘리지 않으면 몸이 찌뿌듯해서 견딜 수 없다"고 한다. 김태균(53'대구 북구 침산동) 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들르는 10년 단골이다. "추위로 몸이 굳어지는 겨울이 오히려 더 좋다"며 "이곳에 오면 온몸이 확 풀리고 내려갈 때는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황명준(57'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부인과 함께 한증막을 즐긴다. 평소 동네 사우나를 즐겨 하다가 친구의 소개로 한증막을 체험한 후 아예 한증막 사랑에 빠졌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도 주변의 한증막을 찾게 된다"며 "이곳은 소나무로 장작불을 피운 한증막 사우나로 다른 곳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가산 한증막 정성화(57) 대표는 "바닥은 황토를 깔고 벽은 화강암, 천장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맥반석 돌로 건축한 한증막"이라며 "일주일에 3, 4번씩 소나무 장작을 3시간 동안 연소시켜 돔 내부를 가열한다. 4시간 뒤 재를 말끔히 끌어낸 후 한증막을 개방한다"고 소개한다.
◆숯가마 찜질방
숯가마 찜질방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숯을 만들어 낸 후 고열이 남아있는 숯가마에 들어가 몸속의 노폐물을 쏟아내는 '웰빙 찜질'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숯가마나 숯굴은 숯을 구워내고 나서 남아 있는 가마의 열기로 찜질을 즐기는 곳이다. 숯을 만들기 위해 고열의 황토 가마에서 닷새 동안 불을 때 내부 온도가 섭씨 150~300도를 유지한다.
신승철(56'대구 달서구 두류동) 씨는 "처음에 고열의 가마 속에 들어서면 숨이 턱 막히지만 조금만 참으면 이내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뜨끈한 열기가 뼛속까지 전해온다"며 "숯가마에서 발생하는 원적외선 열기는 온몸을 개운하게 해주는 청량제나 다름없다"고 예찬한다.
가마에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처음에는 30초 정도 찜질하고 30초가량을 쉰다. 그리고 이후엔 35초, 40초, 50초 등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보통 4, 5회 정도 찜질하면 땀구멍이 열려 찜질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땀이 나면 2~3분 정도는 가마 속에서 견딜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두어 시간 동안 30여 분 정도 찜질을 즐기면 된다.
특히 숯가마 마니아 중에는 중년 여성들이 많다. 한 중년 여성은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이 개운하며 컨디션이 좋아지는 걸 느끼게 된다"며 "피부도 보송보송해지고 얼굴도 해맑아져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무작정 땀을 많이 배출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수시로 숯가마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땀을 배출하고 열을 서서히 식히는 것이 좋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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