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은 지난달 말 대구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임원 및 본부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영업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대거 승진한 것이다. 대구은행은 2명의 부행장보와 6명의 본부장 승진자 가운데 5명이 영업 일선에서 발탁됐다. 이는 영업력을 강화해 불황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겉으로 드러난 인사의 핵심은 영업점장의 약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잘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승진자 가운데 홍보부장 출신이 많은 것이다. 본부장으로 승진한 사람 가운데 홍보부장을 역임한 사람은 박동춘, 제갈상규 2명이다. 박동춘 본부장은 2000년 3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제갈상규 본부장은 2005년 6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홍보부를 지켰다. 32개 본점 부서와 245개 지점을 거느린 대구은행에서 특정 부서장 출신이 본부장 승진의 33%를 차지한 것은 드문 일이다. 또 이번 인사에서 DGB금융지주 본부장으로 승진한 성무용 전략경영본부장도 홍보부장을 지냈다. 성 본부장은 제갈상규 본부장의 뒤를 이어 2008년 1월부터 1년간 홍보부장을 맡았다.
대구은행 임원에도 홍보부장 출신이 있다. 바로 김대유 부행장보다. 김 부행장보는 2003년 5월부터 2005년 5월까지 홍보부장을 역임한 뒤 대구 범어동지점장, 공공금융부장 등을 거쳐 2011년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나타난 홍보부장 출신들의 선전에 대해 DGB금융그룹은 승진에서 특정 부서 출신을 배려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보 업무를 중시하는 사내 문화가 투영되었다는 의견이 많다. 홍보부가 DGB금융그룹의 대외 이미지를 관리하는 부서인 만큼 홍보부장의 경우 선임 단계에서부터 각별히 신경을 쓴다는 것.
대구은행 관계자는"언론 뿐 아니라 각종 기관 단체와의 대외 협력이 홍보부 업무의 주를 이루다 보니 원만한 대인관계 뿐 아니라 명확한 사리 판단과 균형 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을 홍보부장으로 임명한다. 자질이 우수한 사람을 홍보부장으로 뽑다 보니 홍보부를 떠나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인사에서 다수의 승진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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