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따스한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
뒤뜰 텃밭에 어머니가 갔다 오면
어머니 치맛자락엔 텃밭이 따라왔지요.
그곳엔 어머니가 계시고
어렸을 땐 외풍을 막아주던 큰 집에서
한 여름 뙤약볕이 내릴 땐 시원한 나무그늘이었지만
나는 나뭇잎만 갉아먹는 애벌레였습니다.
장독대에서 장대를 들면 닿을 듯한
둥근달이 뜨는 두메산골 내 고향
밤에는 달이 저 혼자 나와 세상구경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가을엔 까치밥이라 남겨둔 홍시 하나가
찬 서리를 맞으며 힘겹게 가지를 붙잡고
어제 온 아들이 간다기에 큰길까지 아들 손을 잡고 온 어머니가
뜸하게 찾는 아들 손을 놓기 아쉬워 붙잡은 어머니 손 같이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에 마지막 힘이 쥐어집니다.
허이주(대구 달서구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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