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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백일장] 수필-눈처럼 새하얀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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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이 눈이 하얗게 내렸다. 눈이 많이 오지 않는 지역이라 시야가 온통 하얗고 부츠가 푹푹 잠길 만큼 수북해서, 어둑어둑 스산한 날씨인데도 반갑고 기분이 제법 상쾌하다.

남들은 쉬이 넘길 수 있는 일인데도 나에겐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히는 성격 탓에 스트레스도 쉽게 받는 편이다. 꼼꼼하고 실수가 없는 반면 자괴감과 상처도 잘 받는 사람이어서 같이 사는 이도 괴로울 것이다.

천성! 어쩌면 타고난 성격은 쉽게 고칠 수도 무단한 마음의 노력 없이는 변화되기 힘든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한다.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은 내가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는 이상 상대가 나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 보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은 불변의 진리인 듯하다. 말을 할 때 좀 더 신중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하다보면 천성도 좋은 습관으로 변할 것이다.

요즘 부쩍 부딪치는 횟수가 많아진 사춘기 아들에게 내 마음을 열고 싶다. 칭찬할 일도 예뻐할 일도 많았던 사이인데 왜 그리 부족한 모습만 보고 이빨만 드러냈는지. 엄마 자리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아들의 좋은 점만 바라보니 나도 눈처럼 새하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에게 이벤트를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다른 이에게 놀라운 이벤트를 해 준다면 올 한 해 행복하지 않을까?

자고 일어나면 더 좋은 엄마, 더 좋은 아내, 더 좋은 딸로 변해서 가족을 놀라게 해 주고 싶다.

서경아(김천시 평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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