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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백일장] 수필-엄마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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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은(대구 달서구 본리동)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 흘러가면, 이제 나는 나 혼자가 아니라 엄마가 된다. '엄마! 언젠가 나도 되겠지'라고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일인데 이제 현실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10개월 동안 우리 아기를 품었고, 지금도 아기는 배속에서 '저 여기 있어요. 콩! 콩!' 발길질을 한다. 임신 소식을 처음 알았을 때, 엄마는 "영은아, 커피 마시지 마라. 아빠가 꿈을 꿨는데~." 그때부터 내 몸은 달라지기 시작했고 늘 이른 아침 강의 전에 먹던 카라멜 마끼야또와 작별해야 했다.

늦은 봄,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 붙잡지 못해 아쉬웠던 짧은 가을이 지나고 이제 코끝까지 시린 겨울이 왔다. 배가 점점 불러 이제는 길가는 사람들도 내 배만 보는 것 같다. 아기를 가지고 엄마가 될 준비를 하면서, 유난히 생각나는 한 사람은 '나의 엄마'다. 결혼이 동생보다 늦었던 날 걱정했던 엄마. 어린 시절부터 기대도, 관심도 많았던 큰 딸이 자식을 낳는다는 생각에 대견하기도 하지만 당신 딸이 겪어야 하는 출산의 고통이 걱정이시다. 임신과 출산. 지난 10개월 동안 나는 배속 아이를 먼저 생각했고, 이제 세상에 나오면 눈 감을 때까지 오롯이 자식 생각에 잠 못 이루는 그런 날들이 많겠지.

왜 이 땅의 엄마들은 그렇게도 억척스러울 수밖에 없는지를, 왜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아버지의 소소한 안위를 걱정하는지를, 가끔은 열성 엄마들이 나타나 자식의 교육을 위해 저토록 열성적인지를, 머리로는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으로 이해 못 했던 일들이 어렴풋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내 몸에서 뛰기 시작했던 또 다른 하나의 심장, 그 심장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애쓰시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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