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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끌어주는… 화답하는… 아름다운 선후배… 노운병·권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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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사제지간이자 선후배 사이인 노운병 교수와 테너 권재희 씨는 인터뷰보다 서로 간의 오랜 회포를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재희 씨가 유학을 떠난 이후 긴 시간 얼굴을 맞대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없었던 터였다.

노 교수는 자신의 옛날을 회상하는지 만면에 미소를 떠올렸다. 그는 "나 역시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오디션을 봤지만, 당시에는 동양인은 뽑지 않겠다는 내부 정책 탓이었는지 그 높은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재희 씨가 못다 이룬 내 소망을 뛰어넘었다니 마치 내가 합격한 것처럼 기뻤다"고 했다. 이들은 인터뷰 초반 라 스칼라 극장 오디션 이야기로만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자신을 뛰어넘은 후배이자 제자에게 대한 마음이 그리 너그러울 수만은 없을 터. 하지만, 노 교수는 재희 씨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냈다. 말투 하나에서, 표정에서 그런 응원의 마음이 뚝뚝 묻어나, 보는 이 역시 흐뭇하게 만드는 그런 인터뷰였다. 인터뷰 도중에도 "재희 씨는 세계적인 성악가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먼저 음악인의 길을 걸어간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도 남겼다. 특히 노 교수는 "무대 위에서는 조금의 실수라는 게 있으면 특히 젊은 가수의 생명은 끝"이라며 이제 막 성악가로서 이력을 쌓아가고 있는 재희 씨에게 "부지런히 자신에 대한 크레딧(신용'믿음)을 쌓을 수 있도록 한 치의 실수도 없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어깨를 다독였다.

무대에서는 화려하지만,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하는 외롭고 고단한 음악인의 길. 하지만, 서로의 어려움을 다독이며 손을 끌어주는 선배가 있고 거기에 화답하는 후배가 있어 외롭지만은 않아 보였다.

한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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