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3인방, 한국판 CSI

"억울한 죽음 없도록 실력 승부"…국과수 연수 마치고 검시관 첫발

대구보건대 출신 검시관 3명이 지난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신입검시관 교육을 받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정목, 김정은, 도진현 씨.
대구보건대 출신 검시관 3명이 지난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신입검시관 교육을 받으며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정목, 김정은, 도진현 씨.

대구보건대가 '검시관' 양성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대구보건대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이 주최한 검시관 시험에서 합격자 12명 중 3명이 대구보건대 임상병리과 출신이라고 밝혔다.

영예의 주인공은 도진현(32'2005년 졸업), 김정목(29'2009년 졸업), 김정은(28'여'2007년 졸업) 씨로 지난 한 달 간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수를 마치고 각각 경북경찰청 구미경찰서와 경남경찰청, 부산경찰청에 신입 검시관으로 배치됐다. 올해 검시관 시험의 최종면접 경쟁률은 경북 35대 1, 경남 24대 1, 부산 22대 1 등으로 치열했다.

검시관은 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공무원으로 변사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가장 먼저 입장해 시신의 상태나 사망의 원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 일반인에게는 과학수사팀과 함께 '한국판 CSI'(범죄현장조사'Crime Scene Investigation)요원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지식이 있는 임상병리사, 간호사 중 경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데 이번 검시관 시험에선 최종 임상병리사 4명, 간호사 8명이 선발됐다.

3명 중 가장 선배인 도 씨는 지역 한 대학의 수사과학대학원(특수대학원) 법정의학과 석사 출신이다. 대구보건대 졸업 후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에서 임상병리사로 부검과 병리조직검사에 참여했다. 도 씨는 "사건 현장과 시신이 끔찍하다고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다만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실력으로 인정받는 검시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씨는 대학병원 등에서 임상화학과 응급검사업무를 담당하다가 검시관 시험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했다. 대학시절 학과동아리, 해외문화체험, 봉사활동 등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김 씨는 초심을 잃지 않고 업무에 책임감을 갖는 검시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막내인 여성 합격자 김 씨는 국립대학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근무했다. 대학원에서 관련 공부를 계속하며 검시관의 꿈을 키워나갔다는 그는 "임상병리사 전공을 살려 현장에서 진단할 수 있는 간이 키트를 많이 개발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들 3인방은 임상병리과 후배들에게 "대학병원뿐 아니라 식약청, 검역소 등 다양한 진로를 탐색하고 분명한 목표를 세워 도전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경찰서는 250곳이 넘는데 검시관은 아직 70명 정도여서 앞으로의 채용 전망도 밝다"고 조언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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