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테크노파크 수사 불똥 정치권으로…

인수위·당선인 비서실 실무 직원, 국회의원보좌관 곧 소환

대구테크노파크(TP)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관 5명을 수사(본지 7일 자 1'2면, 13일 자 5면 보도) 중인 경찰은 수천만원 상당의 해외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 실무 직원 2명을 곧 소환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이달 7일 전'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2명을 소환한 데 이어 이날 오후 1명을 불러 조사했다"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 실무 직원 2명에게도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관 5명은 대구 S의원의 전 보좌관 R씨, 대구 Y의원의 현 보좌관 P씨, 대구 L 전 의원의 전 보좌관 S씨, 대구 P 전 의원의 전 보좌관 H씨, 경기지역 H 의원의 전 보좌관 L씨로 알려졌다. 이중 H씨와 L씨는 각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취임준비위원회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5명 중 H씨와 L씨 등 4명은 지난 2011년 1월 태국에서 대구TP 산하 당시 모바일융합센터장 김모(56) 씨의 주선으로 2천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은 국내 골프장에서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일부 전'현직 보좌관들은 대구TP 측으로부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상품권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보좌관들은 상품권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골프 접대를 받을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던 만큼 대가성 여부와 직무관련성 등이 확인되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모 보좌관은 "국회의원 보좌관들에게 수십만원의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국비를 더 얻어올 수는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보좌관만이 아니라 대구TP 측이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접근했던 정치권 인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대구TP의 감독기관인 대구시청 공무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구시청 소속 공무원은 대구TP 감독부서로서 업무를 파악해 수사에 활용하기 위해 조사한 것으로 피의자 신분은 아니다"고 했다.

경찰은 대구TP가 연구성과급을 부풀려 상당금액을 착복하고 장비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수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을 확인해 대구TP 전 원장과 전 센터장, 납품업체 관계자 등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김 씨의 국책사업비 횡령 혐의를 포착해 지식경제부와 대구TP로부터 감사자료를 받고 수사를 벌였으며, 국회의원 전'현직 보좌관들에게 상품권 전달과 골프 접대를 한 혐의를 확인했다.

대구경찰청 신동연 광역수사대장은 "대구TP가 예산확보를 위해 정치권에 상품권을 돌리고 골프 접대를 했다"면서 "대구시 간부공무원은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