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의 임기 시작이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초대 내각'청와대 인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 정부의 정상 출범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정부조직안 개편안 처리가 여야 간 입장 차이로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감이 고조되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면에 나섰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15일 전화를 걸어 정부조직개편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정치 현안과 관련해 야당에 'SOS'를 보낸 셈이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당선인이 전화 통화에서 정부조직법을 좀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당의) 협상창구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당선인의 철학이다'며 한 발짝도 안 나가니 야당이 할 일이 없지 않으냐. 도와드리려야 도와드릴 수가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 "박 당선인이 '그래도 도와달라'고 거듭 당부해 협상팀에게 재량권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중요한 것은 박 당선인이 소통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당선인은 이후 민주당 원내사령탑인 박기춘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어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이에 앞서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도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박 당선인은 "여당과 저를 떠나 국민께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북한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새 정부가 제때 출범하지 못한다면 국민 안위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가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16일 개편안 처리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의견 차이가 큰 탓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주요 사항은 원자력위원회의 독립기구 존치, 방통위의 현행 지위 유지, 중수부 폐지와 청렴위 설치, 공직자비리수사처와 중소기업부 설치 등이다.
여야는 애초 14일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쟁점에 대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실패했다. 이번 주말 협상에도 실패하면 2차 시한인 18일 국회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하다. 개편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 국무회의 석상에 이명박 정부 장관들이 앉아 있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물론 새 정부가 정부 조직조차 못 한 채 출범한다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기 때문에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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