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핵 불바다' 위협에도 정치권은 정쟁만

제3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 결의를 앞두고 북한이 서슬 퍼런 대남 협박을 해대고 있다. 전쟁을 다시 하겠다는 얘기인 '정전(停戰)협정 백지화'는 물론 핵 능력을 과시하려는 듯 '핵 불바다' 위협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핵 타격의 대상에 서울뿐만 아니라 워싱턴까지 포함시켰다. 미국과 핵전쟁까지 하겠다는 얘기다.

우리는 이에 떨 필요가 없다. 핵무기는 가공할 위력을 지녔지만 발사 버튼을 누르는 순간 자신도 핵 불바다를 면치 못한다는 점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위협은 남한을 공황에 빠트리려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흔들림 없이 유엔의 대북 추가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공조하에 강력한 독자적 제재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핵 위협으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음을 처절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무사태평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핵 공격 대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국지적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만반의 대비 대세를 갖춰야 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시 지휘 세력까지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확전 방지' 명령으로 군의 손발을 묶은 MB 정부 때처럼 '빈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제타격도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안보 상황이 급박함에도 정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정치권의 무능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정부 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기 싸움으로 안보 라인은 구축되지도 못하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 앞에서 국민은 과연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인지를 정치인들에게 묻고 있다. 그 대답은 지금 당장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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