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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청문회 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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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은 하이힐을 신으니까 다리가 늘씬하게 보여서 아주 멋있습니다. 자신을 멋있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니에요. 저 사람은 하이힐을 신은 만큼 가짜입니다. 자신의 멋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고 가짜를 이용해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저분은 화장을 참 자연스럽게 잘해서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늘 자신을 아름답고 우아하게 잘 가꾸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아닙니다. 저분은 화장한 만큼 가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분은 성형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해서 정말 많이 예뻐지신 것 같아요.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아니에요. 저분은 성형한 만큼 가짜예요. 진짜는 아니죠."

이렇게 하나의 현상을 두고 두 가지 시각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의 부나 아름다움 혹은 지위 등에 관해서 특히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해왔다.

나도 전자보다는 후자의 입장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마도 우리 주변에 팽배해 있는 것에 대한 영향이 아니었을까. 내가 자라온 시대적 환경은 전자의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후자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하는 배경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를 나는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내가 자라온 시대는 어떤 현상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유도하기보다는 획일 된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유도하곤 했다. 그래서 상대방의 아름다움이나 부나 지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더 많이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들을 보면 부정적 사고와 시각이 사회에 만연했음을 짐작게 한다.

요즘 새 정부 각료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회가 화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장관 후보자 한 사람이 자진 사퇴를 했는데 그 배경이 나를 안타깝게 했다. 외국에서 아주 훌륭하게 성공했고 그 분야에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최고 수준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또 그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조국의 부름에 달려왔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이후 과정은 안타까웠다. 신화의 주인공, 미국 이민사의 영웅으로 부를 만한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해부하는 데 주력한 것은 아닐까. 그래선지 결과적으로 우리는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 역시 오래 견뎌내지 못하고 떠났다.

아직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사고의 틀은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강한 것 같다.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때로는 인터넷의 악성댓글 수준에 머무는 검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악플러는 인터넷에만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김상충 성악가'이깐딴띠 음악감독 belcanto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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