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땅속 묻힌 영천 완산동 골벌국 유적

영천 완산동 고분군 훼손…토기 파편들 다시 땅속으로

영천 완산동 고분군 3구역 봉토분 내 대형 적석목곽묘가 발굴 도중 예산 부족으로 다시 땅속에 묻혔다. 작년 12월 11일 발굴 당시 모습과 올해 3월 14일 모습. 민병곤기자
영천 완산동 고분군 3구역 봉토분 내 대형 적석목곽묘가 발굴 도중 예산 부족으로 다시 땅속에 묻혔다. 작년 12월 11일 발굴 당시 모습과 올해 3월 14일 모습. 민병곤기자

영천 고대사의 보고인 골벌국 유적을 체계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한시대 영천지역 소국 골벌국 유적으로 주목받았던 완산동 고분군(3구역) 내 대형 봉토분이 발굴 도중 예산 부족으로 최근 다시 땅속에 묻혔다. 이 봉토분의 직경은 25m이며 내부에 길이 8m, 폭 4.7m의 대형 적석목곽묘가 확인돼 발굴 당시 많은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봉토분의 동쪽에는 민묘가 조성돼 있으며 대형 적석목곽묘는 절토로 인해 훼손된 서쪽 부분에서 확인됐다.

봉토분은 1996년 대구교대박물관에서 확인한 이 일대 봉토분 10기 중 민묘로 인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유적이다.

발굴지역 바로 옆 동쪽 구릉지대에도 많은 토기 파편들이 나뒹굴고 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옆 밭둑에는 항아리들이 박혀 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위쪽 산 중턱에는 토기 파편들이 발에 밟힐 정도로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된 완산동 고분군 3구역의 긴급 발굴은 파괴 및 훼손을 확인한 영남고고학회에서 문화재청과 영천시에 요청해 실시됐다. (재)계림문화재연구원은 완산동 고분군 3구역에서 2∼6세기에 조성된 목관묘, 목곽묘, 적석목곽묘 등 유구 18기와 우각형파수부 항아리(쇠뿔손잡이 항아리), 환두대도(고리자루 큰칼), 장경호(목 긴 항아리), 판상철부(판모양 쇠도끼) 등 다양한 유물을 확인했다.

영천시는 최근 봉토분 내 대형 적석목곽묘의 발굴비 6억원을 문화재청에 요청했다. 시는 발굴 후 복원하거나 유적공원, 역사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같은 지역에 다시 발굴비를 지원하기는 어렵지만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성 영남대 교수는 "완산동 고분군 3구역은 골벌국 핵심 세력들의 중요한 유적으로 더는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근 탄약창 지역에 봉토분 20여 기가 남아 있는 만큼 이 일대를 유적공원으로 조성하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박진 계림문화재연구원 유적조사부장은 "완산동 고분군 3구역이 영천 고대사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인 만큼 토지 매입해 정비, 사적 지정, 공원화 등 종합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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