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제철소장 '불편한 취임'…파이넥스 화재로 '착잡'

이정식 신임 소장 취임식…행사 후 화재 사고에 유감 표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은 포항 경제계의 사실상 수장 역할을 한다. 포항의 경제가 상당 부분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철 소장 취임식은 포항의 경축일처럼 다소 시끌벅적하게 열린다.

그런데 25일 본사 대회의실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까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임 이정식 소장의 취임식은 평소와는 달리 무겁게 진행됐다. 이유는 사흘 전 발생한 파이넥스 1공장 화재 사고 때문. 신임 이 소장은 조봉래 전 소장의 이임 이후인 22일부터 포항제철소를 맡게 됐는데, 하필 이날 파이넥스 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책임을 진 첫날부터 체면을 구긴 것.

이 소장은 "투철한 국가관과 사명감으로 일한 선배들의 정신이 녹아 있는 포항제철소장직을 부여받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재해'고장'불량'재고'비윤리 등을 없애는 '5제로 활동'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제철소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오후 2시 50분쯤 보도자료를 통해 파이넥스 1공장 화재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하고, 사고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동시에 파이넥스 공장 전반에 대한 안전점검을 진행할 방침도 전했다. 취임사를 한 몇 시간 뒤 별도의 보도자료가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소장은 자료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파이넥스 공장뿐만 아니라 제철소 공정에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나아가 안전과 관련한 보다 나은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경주하겠다. 이 과정에 외부전문가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해 안전 관련 시설만큼은 한 치의 빈틈없이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 소장은 회사의 큰 발전을 꿈꿔야 할 취임식의 여흥을 잇지 못한 채 곧바로 화재사고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전'현임 소장 간 책임이 인수인계된 당일 화재가 발생해 두 분 모두 마음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인명 피해 없이 조속히 마무리된 화재사고를 계기로, 포스코가 더 안전하고 좋은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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