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시립도서관 이동문고가 사라지고 있다. 대구의 각 구'군청에서 앞다퉈 구립도서관을 건립하고 동 주민센터나 아파트 단지 등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서관 접근성이 낮은 곳이 적잖기 때문에 운영을 멈추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시내 9개 시립도서관에 따르면 차량 이동문고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동부, 북부, 수성, 달성, 두류도서관 등 5곳이다. 1990년대까지 중앙도서관과 달성도서관을 제외한 7개 도서관이 차량 이동문고를 운영해왔지만 2000년대 들면서 대봉, 서부, 남부 등 3곳이 이동문고를 없애거나 다른 곳으로 기능을 넘겼다.
대봉도서관은 2004년 이동문고 차량을 달성도서관으로 넘겼고, 서부도서관은 지난해 1월, 남부도서관은 지난해 7월에 차례로 이동문고 운영을 중단했다. 서부와 남부가 운영하던 방문처는 이동문고를 운영하는 나머지 5개 도서관에서 나눠 맡았다.
서부와 남부가 이동문고 운영을 중단한 이유는 대안 도서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2006년 문을 연 달서구립 도원도서관을 포함해 달서구에만 구립도서관이 4곳이나 개관하면서 달서구 성서지역과 대곡지구를 일부 담당했던 서부와 남부의 이동문고 이용률이 떨어졌다. 동 주민센터 내 '작은 도서관'의 등장도 이동문고의 입지를 좁혔다.
남부도서관 관계자는 "남부도서관의 위치가 아파트단지와 가깝고 주택가에는 이동문고 차량을 댈 수 있는 곳이 없어 달서구나 수성구 인근 지역의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이동문고를 운영해왔지만 아파트단지 주변에도 구립도서관이나 작은 도서관이 늘어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동문고를 운영하는 도서관도 이용자 수가 예전 같지 않다고 털어놨다. 북부도서관에 따르면 한 아파트단지에 차량 이동문고를 열면 운영하는 2, 3시간 동안 찾아오는 주민이 20명도 안 된다. 북부도서관 관계자는 "10여 년 전만 해도 마감시간이 될 때까지 책을 빌려가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며 "하지만 지금은 10명 안팎의 고정적인 이용객만 찾아올 뿐 새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수는 줄고 있지만 시립도서관들과 전문가들은 차량 이동문고가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립도서관과 작은 도서관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도서관 사각지대가 있는데다 작은 도서관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벅차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도서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달성군 주민의 경우 달성도서관 이동문고의 덕을 톡톡히 봤다. 달성도서관에 따르면 지난해 2만 명이 이동문고에서 책을 빌려 봤다.
차량 이동문고를 작은 도서관의 부족한 정보량을 보강해줄 수 있는 연결고리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윤희윤 대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시립도서관을 지역 정보 제공의 중심지로 설정하고, 차량 이동문고는 작은 도서관과 연계해 가까운 곳의 정보량을 보강해주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