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따로 행보' 나선 새누리 장윤석 의원

원내대표 경선 최경환 의원 반대편에

내달 초 치러질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장윤석 의원(영주)이 반대편으로 나섰다.

장 의원이 최근 최 의원과 새누리당 원내대표 양강구도를 형성한 이주영 의원(창원 마산합포)의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로 뛰기로 한 것이다. 장 의원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주영 의원의 제의를 두고) 여러 차례 고민을 했다"면서 "당의 역동성과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 등을 고려해 정책위의장 후보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이 같은 '따로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선 '최-장 의원의 악연'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 선임 문제를 두고서도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었다. 당시 '총선용 자리다툼'이라는 비판과 함께 '출혈성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주위의 요구에도 두 의원은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막판에 와서야 장 의원이 "정권 재창출에 대한 당원들과 지역 유권자들의 여망이 큰 현실에서 지역 의원들 간에 자리다툼처럼 비치는 것을 지속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후보직을 사퇴하고 최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당시 정치권에선 두 의원 간의 '골'이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2년이 흐른 뒤 3선의 두 의원이 재차 펼치게 될 '2라운드'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같은 지역 의원들 간에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왜 다시 분열 조짐을 보이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정권 초기에 대구경북의 당면 현안을 국정과제 최우선으로 올려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지역 의원 간의 충돌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최 의원이 이미 원내대표 레이스에 뛰어든 사실을 알고도 (장 의원이) 뒤늦게 상대편으로 나선 것을 지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주영 의원에게서 정책위의장 제안을 동시에 받았던 정희수 의원(영천)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에게서) 여러 차례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며 "같은 지역 의원이 나서는 판에 상대방 제의를 받을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긍정적인 모습만 봐달라"고 했다. 그는 "그간 새누리당 지도부가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비판을 받은 것을 감안했을 때 '원내대표 추대론'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정한 경선을 통해 승부가 가려지면 깨끗하게 승복하고, 당의 발전과 당'청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아가는 것이 건강한 여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은 그동안 관례인 '영남-수도권' 지역 조합을 깨고 '범(汎)영남' 조합으로 짜였다. 경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린 최경환-김기현(울산 남을), 이주영-장윤석 의원은 모두 영남이 지역구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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