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地選 광역단체장 누가 거론?] <상> 대구시장

국회의원·구청장·지역 인사들…치열한 공천경쟁 예고

김범일 대구시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지만, 내년 대구시장 물밑 전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대구시장 후보군에 거론되는 이들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들은 이한구'서상기'주호영'조원진 등 현직 국회의원 4명에 주성영 전 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이재만 동구청장과 곽대훈 달서구청장도 후보군에 꼽히고 있다.

여기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과 이인선 경북 정무부지사, 하춘수 대구은행장도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정치권에서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 수로 따지면 대구시장 예비선거전이 '춘추 전국시대'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 선거 사상 가장 치열한 '공천 전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이나 부산 등 타 대도시와 달리 선거 때마다 '후보 인물난'에 시달려온 '대구 정치권'으로서는 또 다른 변화를 맞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장 후보군이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보수적인 기질을 보여왔던 시민들 사이에서 '대구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예비 주자 중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없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 예비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구시정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군

대구 시장 전초전은 국회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직 의원 중에는 5월 시당위원장직을 물러나는 주호영 의원과 조원진 의원의 행보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5월 원내대표직을 내려놓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입장도 주목받고 있다.

조 의원은 차기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맡느냐 여부를 두고 측근들과 다각적인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출마를 전제로 할 때 시당위원장을 맡으면 인지도는 높일 수 있지만, 시장선거를 위해 시당 위원장을 맡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관료출신 시장이 계속해서 대구시장을 하게 될 경우 대구가 바뀔 수 없으며 차기 대구시장은 경제인이나 정치인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는 후문이다.

꾸준히 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주 의원은 "죽어도 (시장선거에) 나가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대구시장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시장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모르지만, 누가 맡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상기 의원도 유력한 시장후보군에 속한다.

지난 선거 때 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다 포기한 서 의원은 최근 지역 정치인들이 물밑에서 시장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지역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4월과 10월 재보선 결과와 경제상황, 남북관계 등 박근혜정부 초기의 성과가 나온 후에 (지역정치권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하겠다, 안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역여론이나 선거구도를 지켜본 후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하겠다는 관망 자세다.

지난 지방선거 때 강력한 시장 후보군으로 꼽혔던 이한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시장에)출마하려고 했다면 그전에 했지 너무 늦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선 출신의 주성영 전 의원도 시장 후보군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한 뒤 1년째 대구에 머물며 중소기업 법률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주 의원은 "대구가 어떻게 변해야 되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시장 선거는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관료 및 경제계

최근 지역 정가에서는 이인선 경북 정무부지사 이름이 차기 시장 후보군으로 부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지사는 "시장 선거에 대해 지금까지 고려해 본 적이 없다"며 "14개 시도에서 유일하게 여성 부지사를 맡고 있고 내년 선거에서 여성 후보 할당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동기 교육감도 꾸준히 거론되는 후보다. 우 교육감은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당혹스럽다. 교육감 업무 수행에 몰두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직선 투표를 통한 첫 민선 교육감이란 점에서 시장 잠재 후보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기초 단체장 중에서는 이재만 동구청장과 곽대훈 달서구청장 행보를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많다. 대구 기초단체장 중 의욕이 넘치는 이로 평가받는 이 청장은 "아직 지방 선거가 1년이나 남아 있다"며 "현재는 구정 발전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곽대훈 달서구청장 경우 고시 출신 행정 관료이지만 친화력이 높고 행정을 무리 없이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 청장은 "대구시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고 재선 구청장을 맡다 보니 주변에서 시장 출마를 거론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아직 시장 도전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춘수 대구은행장도 지역 정가에서는 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 행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평가받으면서도 대구은행을 지방은행 최고 반열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인사들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은행발전과 본인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에 대해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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