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흙을 밟으며 나무와 풀, 곤충과 함께 마음껏 뛰어노는 숲 유치원인 '유아숲 체험원'이 이달 9일 구미 금오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2012년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래 대구'경북지역에는 최초다.
독일, 덴마크 등 유럽 선진국에서 약 60년 전에 시작된 숲 유치원은 자연을 벗 삼아 진행하는 대안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와 맞물리며 우리나라에도 5년 전 도입됐다. 최근 들어서는 수목원, 휴양림, 도시 숲 등 전국 100여 곳에서 관련 숲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숲유치원이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에서의'체험 프로그램' 중심이라면 유아숲 체험원은 유아들만을 위한 '전용 숲 학습 공간'인 것이 가장 큰 차이다. 또 산림분야와 유아교육을 전공한 '유아숲 지도사'라는 전문 인력이 배치돼 숲 속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꿈나무들, 숲에서 창의와 인성이 쑥쑥!
남부산림청에서 올해 처음 운영을 시작하는 금오산 유아숲체험원은 축구장 면적의 약 4배 크기의 울창한 숲 속에 조성되어 있는데 여타 시설과 달리 잘 포장되어 있지도 않고 인공적인 구조물을 찾기 힘들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아이들에게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긴급 상황 시에 필요한 대피소와 화장실 외의 모든 것을 통나무와 나뭇가지, 나뭇잎 등을 활용해 만들었기 때문.
이곳에서 아이들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숲을 온몸으로 느낀다. 비가 와서 생긴 조그마한 웅덩이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소꿉장난도 하고 흙 시루떡도 만든다. 나뭇가지를 모아 나 만을 위한 작은 집도 만들고 꽃잎을 따다 손톱에 물도 들여 보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숲과 가까워지며 올바른 인성 형성에 도움이 된다.
독일 아이히발트 초등학교의 헤프너 박사는 연구 논문을 통해 "숲유치원에 참여한 아이들이 학습 참여도, 끈기, 언어구사 능력, 창의력 등이 일반 유치원 아이들보다 더 뛰어나다"고 밝히고 있다.
◆숲 속 교육공간 확충, 전문인력 대폭 늘린다
금오산 유아숲체험원은 숲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현재 ▷매일형(주3회 이상) ▷정기형(주1회 이상) ▷체험형(월 1회 이상)의 3가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신청서를 접수 받고 부정기적인 참여를 원하는 기관에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영남지역 유아 산림교육 수요를 고려해 구미 금오산 이외에도 대구, 울산, 포항 등 평소 숲을 접하기 어려운 도시지역을 우선으로 적합한 대상지를 발굴해 연차적으로 교육공간을 확충할 방침이다.
전문인력도 확충된다. 올해 말까지 유아숲 지도사가 양성기관에서 배출이 되면 참여 유치원 규모에 따른 인력을 의무 배치하게 되어있어 내년부터는 보다 체계적인 유아숲 교육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판석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이미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숲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밤새 줄을 서서 등록을 기다리고, 집에서 수십km 떨어져 있는 것을 개의치 않는 등 유아숲체험원의 인기가 높다"며 "영남지역 꿈나무들이 숲 속에서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배움터를 대폭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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