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저와 만나주실래요?" "네, 좋아요."
25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동 호텔 더 팔레스 2층 다이아몬드홀은 구애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대구시장애인재활협회는 이날 미혼 남녀 장애인들이 건전하게 이성교제를 하고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12회 대구시 장애인 맞선대회'를 열었다. '솔로 탈출! 인연 만들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26명의 남성 장애인과 20명의 여성 장애인이 참석해 자신들의 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남녀 미혼 장애인들이 맞선을 위해 모인 이 자리에서 몇몇 참가자들은 커플을 결정하기 전 마지막 고백 시간을 십분 활용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잡기 위해 달콤한 말로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고, 심지어는 무릎을 꿇고 선택을 청하는 이도 있었다.
맞선대회는 참가자들의 자기소개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소개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알렸다. 일부 여성 참가자들은 자기소개에서 보여준 애교로 남성 참가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일부 남성 참가자들은 마음에 드는 여성 참가자를 직접 지목해 마음을 표현했다. 김모(37'대구 북구) 씨는 "둘러보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며 "그분의 마음을 얻는 데 꼭 성공하겠다"고 의지를 표현했다.
1시간가량 이뤄진 참가자의 자기소개가 끝이 난 뒤 곧바로 이어진 점심 시간과 레크리에이션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마음에 드는 사람 옆자리에 앉아서 직접 고백하는 사람도 있고, 행사진행 요원들에게 "저쪽 테이블에 계신 분을 소개해 달라"며 즉석 만남을 시도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노래와 춤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발산했으며, 커플 게임을 통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윤모(34'여'대구 달서구) 씨는 "마음에 드는 분이 있는데 제 노래를 듣고 마음을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모(37'대구 북구) 씨는 "커플 풍선 터뜨리기 게임을 하던 중 여성을 꼭 안았는데도 풍선이 안 터져 당황했다"며 "그래도 마음에 드는 분과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장외 전쟁'도 치열했다. 참가자의 보호자 자격으로 행사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점심 시간이나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이성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고, 참가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모(41'여'대구 동구) 씨는 "동생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대화하라고 가르쳐 줬다"며 "동생의 속 깊은 성품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데 그게 잘 안 드러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모두 끝난 뒤 참가자들의 커플 결정이 시작됐다. 이날 모두 7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커플들은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과 영화관람권을 받았다. 김모(24'여'대구 수성구) 씨와 맺어진 하모(40'대구 동구) 씨는 "김 씨의 편안한 모습과 불편한 내 다리를 이해해주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며 "언젠가 여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팔공산 드라이브를 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남상만 대구시장애인재활협회장은 "미혼 장애인들의 경우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은 만큼 이 같은 건전한 만남의 자리를 통해 '장애인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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