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해양항만청(이하 항만청)이 포항~울릉 간 복수노선 허가와 관련해 선박변경 인가를 내주지 않아 십여년간 배표전쟁에 시달리는 울릉과 포항 주민들의 복수노선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더욱이 항만청은 선사의 사전 홍보를 위한 조건부 인가 요청조차 거부해 복수 노선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포항~울릉 복수노선 선박으로 투입된 창명고속해운의 아라퀸즈호는 20일 시험운항을 성공리에 마친 데(본지 22일자 2면) 이어 23일 여객선터미널 부두의 선석조정회의를 통해 포항해양경찰서 경비정의 여객선터미널 부두에서의 자리이동을 위한 항만 측량, 인접 화물선터미널로의 선석이동 검토 등이 이뤄졌다.
포항해경은 이 과정에서 "해경 경비함 때문에 복수노선 정상화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 여건만 마련되면 현 위치에서의 이동이나 인접 화물터미널로의 이동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종철 포항해양경찰서장이 측량작업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복수노선 조기정상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항만청은 수차례 서류보완을 요구한데 이어 해경 경비정'썬플라워호'아라퀸즈호 3대가 여객선 부두를 함께 사용하기 위한 안전점검, 항만시설 정비가 끝날 때까지 인가할 수 없다며 24일 선박변경 신청을 반려했다. 복수 노선 후발 선사의 선박 변경 인가는 신규 노선 면허 발급보다 한 단계 낮은 절차이다.
포항~울릉 여객선 노선은 2006년 복수노선이 됐지만 두 차례 취항한 선박이 제대로 운항하지 못해 사실상 대아고속해운의 썬플라워호가 독점적으로 운항해 왔다. 그러다가 창명고속해운이 이달 대아고속해운의 썬플라워호보다 제원이 우수한 아라퀸즈호를 투입해 복수노선 정상화와 본격적인 서비스경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창명고속해운 박과영 상무는 "선박 없이도 선박구매 조건으로 임시면허를 주는 것이 가능한 마당에 노선면허에 선박까지 있는데 사전 홍보마저 거부하고 있다. 마치 항만청이 취항을 미룰 핑계만 찾는 것 같다"고 했다.
항만청은 (사전 홍보를 위한) 조건부 인가 경우 변경인가 시 관련 조항이 없어 내주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울릉군의 한 주민은 "조건부 인가는 법 해석을 적극적으로 하면 내 줄 수도 있는 사안이다. 3천t급 2대와 5천t급 1대가 동시 접안하도록 설계된 포항여객선터미널 부두가 있는데 배 자리 때문에 취항이 지연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평식 포항해양항만청장은 "해운항만에서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노선 정상화와 독도방문객 편의 증진을 위해 5월 취항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포항'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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