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품 논란 별거냐" 아웃도어 몸집 더 커졌다

소비자단체 조사 절반 품질 미달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가격 거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도적인 고가 정책과 함께 스타 마케팅, 높은 판매수수료 등이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톱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레드페이스(정우성), 노스페이스(송중기), 블랙야크(조인성). 각사 제공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가격 거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도적인 고가 정책과 함께 스타 마케팅, 높은 판매수수료 등이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톱스타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레드페이스(정우성), 노스페이스(송중기), 블랙야크(조인성). 각사 제공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거품 논란이 뜨겁다. 고어텍스, 하이벤트 등 특수 기능을 갖춘 소재로 만든 재킷은 보통 20만원대가 훌쩍 넘고 소비자단체의 실험결과 조사 대상 중 절반가량이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몸집을 늘려가고 있다.

◆한계를 모르는 아웃도어 열풍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연간 5조7천억원에 달한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최근 6년간 아웃도어 시장은 4.8배 성장했고, 매년 3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올해도 10% 이상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 5일제가 정착되고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제품 시장은 불황 무풍지대다.

야외 활동뿐 아니라 일상복으로서도 인기가 높다. 한때 '제2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노스페이스의 경우 등산복에 평상복 개념을 도입하면서 학생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가격과 품질은 비례하지 않아

아웃도어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비판에도 여전히 가격이 비싸면 품질도 좋은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생각에 '소비자시민모임'은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의 상당수가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고 밝혔다.

소시모는 최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15개 브랜드의 등산복 바지에 대한 가격'품질 비교 정보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블랙야크, 레드페이스, 컬럼비아, 트레스패스, 콜핑, 매그너스, 에코로바 제품은 내구성이나 기능성 측면에서 '한국소비자원 섬유제품 권장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야크의 경우, 가격은 17만8천원으로 상당히 고가였지만 올이 일어나는 스내깅(snagging)이 2, 3급으로 나타나 다른 제품에 비해 높았고 보온성도 '보통'으로 나타났다.

또 레드페이스 제품은 가격은 17만2천원이었지만 옷이 일광 등에 의해 변색 또는 이염될 가능성인 일광 견뢰도가 3, 4급으로 나타나 내구성이 떨어졌으며 기능성 측면에서도 조사 제품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노스페이스, 아이더, 칸투칸, K2 등의 제품은 기능성, 내구성 등 품질 측면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칸투칸 제품은 조사 제품 중 가격이 7만9천800원으로 가장 저렴하지만 기능성 및 내구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해 가격과 품질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 거품은 어디에서 오나

유통 전문가들은 가격과 품질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로 '기능성'이라는 아웃도어 선택 요소 때문에 가격이 비싸야 제 기능을 한다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꼽는다.

이 때문에 고어텍스, 하이벤트 등의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아웃도어 의류는 고가의 가격정책을 고수해 끊임없이 가격 거품 논란을 일으켜 왔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타를 이용한 홍보 등의 마케팅이 치열해진 것도 가격을 높였다. 실제로 레드페이스의 경우 스타 모델 없이 대형마트 중심으로 판매되는 중저가 아웃도어 브랜드였지만,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톱스타 정우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TV와 지면 광고를 시작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지난해보다 5배가량 높게 책정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선언 이후 레드페이스의 다운점퍼 가격은 50만원대 이상으로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등 '빅3' 수준으로 올라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백화점 전체 매출이 역신장을 기록할 때도 홀로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갈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수수료가 30% 안팎으로 비싼 백화점에 점포마다 들어가 있는 만큼 이런 유통구조의 가격 거품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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