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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세상 별난 인생] 승마에 빠진 음식점 사장 정성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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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골프 끊고, 아예 승마체험장 만들어

봄볕이 따뜻했던 이달 3일, 영천시 청통면 원촌2리에 있는 한 개인 승마장. 정성훈(49) 씨가 애마 '복동이'를 타고 천천히 승마장을 돌고 있다. 복동이는 오랜만에 찾은 주인 정 씨와 함께해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정 씨는 서서히 속도를 높인다. 속보를 하다가 달리기 시작한다. 워밍업을 끝낸 정 씨는 전속력으로 승마장 몇 바퀴를 돌더니 장애물에 도전한다. 힘들지 않게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는다. 복동이와 호흡이 척척 맞다. 정 씨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복동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어준다.

대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정 씨는 승마 예찬론자다. "말을 타면 구름 위에 떠있는 묘한 느낌이 든다"며 "말을 타는 순간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정 씨는 "자연을 벗 삼은 취미활동은 많지만 승마는 생물과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레포츠"라고 했다. "말은 아무리 강요해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어요. 뭔가 심통이 났다는 뜻이죠. 말은 살살 다루어야 해요. 하지만 말은 그런 까다로운 성격을 파악하고, 말과 교감하면서 달리는 맛을 알면 승마에서 헤어나올 수 없죠."

그는 승마는 중독성이 있는 레포츠라고 했다. 하지 않으면 허전한 느낌, 뭔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정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승마를 한다. 주로 야외로 승마하러 나간다. 자연과 호흡하며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타는 강변길 승마도 좋지만 모래 위를 달리면 기분이 또 다른 느낌이 든다고 했다. 폭신폭신한 모래 밟는 느낌은 또 다르다고 했다.

운동도 된다고 했다. "온몸의 근육을 안 쓰는 데가 없고, 겉만 쓰는 게 아니라 장운동까지 돼 이만한 운동이 없다"고 했다. 정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고향집에 있는 개인 승마장을 찾아 1시간 정도 땀을 흠뻑 흘려가며 승마를 즐긴다고 했다. 정씨의 승마예찬은 끝이 없다.

정 씨가 승마를 시작하게 된 것은 10여 년 전. 2000년 초 동구 반야월승마장 근처에 거래처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승마를 접하게 된 것. "거래처 사람이 '한 번 타볼래' 하기에 탔는데, 필(feel)이 왔다고나 할까요. 좋았어요. 말과 처음 스킨십을 했는데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언젠가 꼭 하리라 다짐했지요."

3년 뒤 기회가 왔다. 2003년 경산승마장에서 승마를 배웠다. 동적인 골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바로 골프를 그만뒀다. 내친김에 말 한 필을 샀다. 신이 났다. 금호강변에서 시작해 영남대, 대구스타디움, 망우공원 등지로 다녔다. 친구들과 경산을 벗어나 하양 대구대, 대구 등지로 반경을 넓혀갔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6개월이 채 안 돼 사고가 났다. "동호인들과 동구 금호강 둑 위를 가다가 맨 앞 말이 서자 뒤따르던 말이 모두 섰는데, 채찍을 들자 말이 놀라 바로 뒤에 있는 저의 무릎을 걷어찼어요. 피할 사이도 없었죠. 무릎뼈가 다 부서졌어요."

정 씨는 "말은 천성적으로 겁이 많고 소심한 동물입니다. 사람이 짓궂게 굴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뒷발로 차고 낙마시킨다"며 "승마를 배우기 전에 말을 사랑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수십 바늘을 꿰맨 정 씨는 8주 진단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도 말이 그리웠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말 운동도 시키고 재활훈련도 할 수 있는 방법. 의사에게 발을 땅에 안 닿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말을 탔다. "거의 매일 말을 탔어요. 재활훈련을 한 셈이죠."

한 달 만에 퇴원했다. "병원에서 깜짝 놀라 하더라고요. 두 달 정도 걸린다고 했거든요." 그는 자신의 무릎에 박힌 철심을 보여줬다. 정 씨는 현재 말 세 필을 보유하고 있다. 아홉 살 된 수말 애마 복동이와 암말 '벅찬이', 다섯 살 된 수말 '트리플' 등 세 마리. 정 씨는 그 가운데 복동이를 좋아한다. 부지런하고 자신과 호흡이 잘 맞기 때문이다.

그는 말이 생각나면 낮이고 밤이고 말이 있는 고향집을 찾아간다. "말은 시각이 아니라 목소리, 체취, 촉각 등으로 주인을 알아본다"며 "'복동아'라고 이름을 부르면 달려와 귀를 쫑긋 세운다"고 했다. 정 씨는 승마에 대해 "기본적으로 동물을 좋아해야 하고 말과 교감을 나누는 과정을 거쳐야 시작할 수 있다. 승마를 잘한다는 것은 말을 잘 다룬다는 뜻인 만큼 말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 말과 교감만 잘되면 승마의 반 이상은 해결된 것과 마찬가지다"고 했다.

정 씨는 이렇게 애지중지 기른 말을 혼자만 타는 것이 아까워 고향집 과수원에 승마 체험장을 조성했다.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말을 탈 수 있는 생활승마장을 만들고 싶다"며 "앞으로 장애물 마장 등 승마장 시설을 제대로 마련해 승마 인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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