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상훈의 피팅스쿨] 기존 클럽 재조정

신체 맞게 클럽 길이·그립 사이즈 조절

클럽이 길어서 헤드의 토쪽이 들린 경우
클럽이 길어서 헤드의 토쪽이 들린 경우

어느 날 오후, 전투복을 입은 미군 T가 가게를 방문했다. 가게가 미군부대인 캠프워커 인근이라 평소에도 미군이나 외국인이 심심찮게 방문한다. 그날도 가게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던 T가 골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자기를 좀 도와 달라고 한다. 사연인즉슨, 골프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어 이제 막 골프에 재미를 붙이려던 차에, 골프가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것이 뭔가 클럽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거다. 숏 아이언과 드라이버는 괜찮은데 미들 아이언과 하이브리드, 3'5번 우드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공을 정확하게 맞히기도 힘들고, 설사 잘 맞은 것 같을 때도 공이 똑바로 가지 않고 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럽 피팅으로 키가 작은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제작하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겠냐는 거다. 물론 가능하다. 대부분의 미국인 골퍼들은 마니아가 아닌 이상 골프클럽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는다. T의 경우도 비용 부담이 적은 기존 클럽을 피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신체 측정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T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키 166cm, 체중 70kg, 바닥에서 손목까지 높이 81cm, 손사이즈 7인치로 측정되었다. 전체적으로 기성클럽 기준치수보다 신체 사이즈가 작고, 특히 클럽의 길이와 밀접한 바닥에서 손목까지의 높이가 81cm로 아주 낮았다. 전반적으로 기성클럽의 길이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T가 가진 문제점은 쉽게 도출되었다. 그가 가진 클럽의 길이와 라이 앵글 그리고 그립의 사이즈가 문제였다. 클럽이 T의 키에 비해 길이가 너무 길었는데, 이 때문에 라이 앵글이 맞지 않아 헤드의 토(Toe'헤드의 제일 끝 부분)가 들린 상태로 어드레스와 임팩트가 이루진 것이다. 게다가 그립이 낡아서 미끄러운 데다 손 크기에 비해 너무 커서, T가 그립을 단단하게 쥘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T의 클럽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우선 아이언의 비거리를 줄이지 않고 공을 제대로 보내려면 아이언의 라이 앵글을 수정하면 된다. 그러나 T의 아이언 헤드는 스테인리스 소재의 주조 아이언이어서, 호젤을 원하는 양만큼 휠 수가 없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언의 길이를 조정하는 것이 낫다.

적정 라이 앵글과 편안한 어드레스를 위해 여러 번의 조정을 거쳐 아이언을 3/4인치 짧게 피팅하였다. 그런 다음 텅스텐 파우더를 샤프트 팁 쪽에 추가해 스윙 웨이트를 보전해 주었다. 그립도 스윙 웨이트를 고려해 그립도 조정해 주었다. 며칠 후 피팅 클럽을 시타해 본 T는 내내 불편했던 어드레스와 스윙의 불편함에서 벗어났다며 매우 만족해 했다.

T의 경우처럼 굳이 새 클럽을 제작하지 않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기존 클럽을 조정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새 클럽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클럽을 들고 피팅 전문가를 찾아보는 것도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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