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폴로는 1975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1천600만 대 이상 판매된 인기 차종이다. 지난달 국내에 소개된 소형 해치백 폴로 1.6 TDI R라인은 5세대 모델이다. 폴로 1.6 TDI R라인은 국제 자동차시장의 다운사이징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덕분에 가격은 국내 출시된 독일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수입차 저변 확대 모델로 주목 받고 있는 폴로 1.6 TDI R라인을 시승했다.
◆탁월한 주행력과 연비
시승은 대구 시내 구간과 고속도로 구간에서 나눠 했다. 주행력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작은 체구에 상위 모델인 골프 엔진(4기통 1.6 TDI)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진이 1,750~2,250rpm 사이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시내 주행에서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가속페달은 약간의 힘을 주고 밟아야 할 만큼 묵직했다. 가속이 시작되자 속도는 쉽게 올라갔다.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DSG 변속기도 부드럽게 변속되면서 안정감 있는 운전 환경을 제공했다.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제로백 11.5초의 엔진 성능이 말해주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시속 140㎞까지 치고 올라갔다. 폭스바겐이 주장하는 '즐거운 드라이빙'(펀 투 드라이빙)이 실감 있게 다가왔다.
소음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급가속을 해도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특히 시속 140㎞ 이상에서도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아 실내는 조용했다. 코너링도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단단하게 세팅된 덕분에 코너 구간을 물 흐르듯 빠져 나갔다. 하지만 단단한 세팅은 양날의 검 같은 존재다. 코너링에서는 안정감을 주지만 승차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폴로 1.6 TDI R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딱딱한 승차감으로 인해 장거리 주행에서는 불편함이 예상됐다.
묵직한 가속페달에 비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브레이크페달도 신경이 쓰였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 간의 성격 차이가 심해 시운전 동안 차가 울렁거렸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의 반응이 균형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연비는 놀라웠다. 폴로 1.6 TDI R라인의 공인 연비는 18.3㎞/ℓ다. 하지만 시승을 마친 뒤 트립컴퓨터로 확인한 연비는 19.5㎞/ℓ였다. 주행 성능 테스트를 위해 운전을 거칠게 했고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에어컨까지 가동한 점을 감안하면 더할 나위 없는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 포기해야 할 사양 많아
외관은 간결하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직선 위주로 구성된 자체 디자인은 강한 인상을 준다. 실내 공간은 겉보기보다 넓다. 뒷좌석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리가 없다. 트렁크 공간은 280ℓ로 다소 좁지만 뒷좌석을 접을 경우 967ℓ까지 적재 가능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로 NCAP 충돌테스트에서 별 5개 만점을 획득할 정도로 안전성도 갖췄다. 크기에 비해 차체가 두껍다. 차문을 열어 보면 육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전면 에어백'사이트커튼 에어백, 언덕 밀림 방지 장치, 플랫 타이어 경고 시스템, 유아용 시트 고정 장치 등이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 시스템 등이 장착되어 있다.
2천490만원으로 수입차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에 포기해야 할 사양들이 많다. 운전대를 보면 뭔가 허전하다.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없기 때문이다. 운전대는 말 그대로 기본 기능(방향 전환)에만 충실하게 제작됐다. 선루프, 풀오토 에어컨 등의 기능도 없다. 내장재 역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내비게이션은 옵션이다. 내비게이션을 달려면 120만원을 더 줘야 한다. 룸미러 위 공간에 선글라스 수납공간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이 남아 있지만 실내등 점등 버튼만 자리 잡고 있는 점도 아쉽다.
폴로 1.6 TDI R라인을 시승하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뛰어난 주행 성능과 안정감이었다. 여기에 연비까지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실속으로 꽉 찬 차라고 할 수 있다. 수입차의 고급스러움에 익숙한 사람과는 맞지 않지만 주부 또는 차를 처음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폴로 1.6 TDI R라인은 수입 소형차 시장 활성화라는 중책을 띠고 출시 됐다. 폴로 1.6 TDI R라인이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한다면 수입 소형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폴로 1.6 TDI R라인이 수입차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주요 사양
-제로백 11.5초, 주행 능력 탁월
-공인 연비 18.3km/L
-유로 NCAP 충돌테스트 만점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DSG 변속기
-국내 출시 독일차 가운데 가장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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