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이맘때쯤 영국 축구팬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맷 버스비(1909~1994)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버스비 감독은 1945년부터 69년까지 24년간 팀을 이끌다가 은퇴한 후 구단의 요청으로 1년 만에 복귀해 한 시즌을 더 책임진 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기간에 버스비 감독은 5차례의 리그 우승과 2차례의 FA컵 우승, 1967-68년 유러피언컵 우승 등 1950년대와 60년대의 맨유 전성기를 이끌었다.
버스비 감독은 특히 1958년 2월의 비행기 추락 참사에서 팀을 재건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비극은 유러피언컵 경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발생해 던칸 에드워즈, 에디 콜맨 등 선수 8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버스비 감독 자신도 생사의 기로에서 헤매다가 가까스로 회복, 슬픔에 빠진 팀을 추슬렀다. 사망한 선수들은 버스비 감독이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선수들로 '버스비의 아이들'로 불렸다. 그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를 한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으나 자신의 팀 운영 방식을 고집한 끝에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버스비 감독과 비슷한 길을 걸으면서 더 찬란한 성과를 일궈낸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13일 마지막 홈 경기를 가졌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퍼거슨 감독은 1986년부터 올 시즌까지 27년간 팀을 이끌며 13차례 정규 리그 우승, 5차례 FA컵 우승, 4차례 리그컵 우승, 2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9년에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동시에 이룬 '트레블'은 백미였다.
퍼거슨 감독은 다른 수많은 축구 명장 중에서도 두드러진 인물로 명장의 조건을 고루 갖췄다. 그 역시 버스비 감독처럼 혜안을 지녀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등 '퍼기의 아이들'로 통했던 축구 영재들을 발굴했다. 그는 스타 선수라도 팀 분위기를 해치면 가차없이 내쳤고 잘못을 저지른 선수를 끝까지 감싸주기도 했으며 팀에 헌신적인 박지성 같은 선수들을 아꼈다. 냉혹한 면과 따스한 면을 동시에 갖추고 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탁월했다. 그의 뛰어난 지도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많이 벤치마킹됐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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