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폭행 시도하다…경찰 신고할까 봐 살해"

다음날 렌트카로 시신 유기

25일 새벽 조 씨가 A씨를 살해한 뒤 다음날 새벽까지 A씨의 시신을 욕실에 방치해둔 조명훈(24) 씨의 원룸.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25일 새벽 조 씨가 A씨를 살해한 뒤 다음날 새벽까지 A씨의 시신을 욕실에 방치해둔 조명훈(24) 씨의 원룸.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대구 중부경찰서는 3일 대구에서 여대생 A(22) 씨를 살해하고 경주의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조명훈(24) 씨에 대해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5시 10분쯤 대구 북구 산격동 자신이 사는 원룸으로 A씨를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한 뒤 다음 날 오전 3시쯤 경주의 한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25일 새벽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술집에서 지인 송모(36) 씨와 함께 A씨 일행들을 만나 어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함께 놀던 중 몇 차례 다툼이 있었고, A씨 일행은 오전 4시 20분쯤 황급히 술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탔다. 조 씨는 A씨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자 다른 택시를 타고 뒤따라 가 신호대기 중인 A씨의 택시를 붙잡은 뒤 남자친구처럼 행세를 하며 동승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를 태운 택시기사는 "당시 A씨는 뒷좌석에 잠들어 있었고, 남자친구처럼 A씨를 깨우는 모습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조 씨가 A씨를 데리고 향한 곳은 자신이 사는 동네인 대구 북구 산격동 한 모텔. 조 씨는 비틀거리는 A씨를 이끌고 모텔로 들어갔지만, 빈방이 없어 되돌아 나와 모텔에서 5분 거리인 자신의 원룸으로 택시를 탄 채 이동했다. 이후 오전 5시 10분쯤 조 씨는 자신의 방에서 A씨를 성폭행하려다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는 A씨의 옷가지, 지갑 등 소지품은 쓰레기봉투에 싸 집 앞에 버렸고, 시신은 집 안 화장실에 방치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다 A씨가 의식이 돌아오면 신고할 거라는 생각에 겁이 나 주먹과 발로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다음 날 오전 1시쯤 조 씨는 미리 빌려둔 렌터카 트렁크에 이불에 싼 A씨의 시신을 넣고 경주의 한 저수지로 이동해 시신을 버렸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무작정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다 차량 내비게이션에 나타나는 저수지에서 시신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1일 오전 2시 40분쯤 A씨를 만났던 중구 삼덕동의 술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실종 당일 조 씨가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던 A씨를 뒤따라가는 모습과 A씨를 모텔로 데려가려던 모습, A씨의 시신을 렌터카 트렁크에 싣는 모습 등이 찍힌 CCTV 녹화기록을 확보했다. 또 경찰은 렌터카 트렁크와 조 씨의 집에서 A씨의 혈흔 10여 점을 발견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김용주 서장은 "4일 현장 검증 등 추가 수사를 실시할 것이며 휴대전화가 시신 발견 당일 오후 산격동에서 잠시 켜진 점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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