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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금리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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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돈은 현금통화와 신용통화로 구성된다. 현금통화는 중앙은행이 찍어낸 본원통화 중 은행이 예금자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을 제외한, 은행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는 돈을 말한다. 신용통화는 현금통화를 종잣돈으로 일으킨 대출을 말한다. 자본주의에서 신용통화가 창조되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A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의 일부를 대출자가 B은행에 예금하면 B은행은 이 중 지급준비금을 제외한 금액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 주고 이 돈의 일부를 대출자가 다시 C은행으로 예금하면 C은행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쳐 대출한다.

이런 과정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본원통화가 지급준비금과 민간이 보유하는 현금통화로 모두 소진될 때까지 반복된다. 이것을 '신용창조'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아무리 많은 돈(신용통화)이 만들어져도 그 총량은 대출 원금과 똑같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대출에는 이자가 당연히 붙지만 이자에 해당하는 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돈은 은행의 대출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사회의 모든 돈은 이자를 발생시키는 '원본'일 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내는 대출이자는 다른 사람의 대출 원본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누구는 부도가 나고 누구는 부도가 나지 않는 이유다, 이자만큼의 돈이 추가로 존재한다면 부도는 없다. 벨기에의 국제금융학 교수이자 대안 화폐 운동의 이론가인 베르나르 리에테르는 이 같은 자본주의 화폐제도의 구조적 특성을 '결핍'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이 세상에는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일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빚을 모두 갚을 만큼 충분한 돈은 없다. 결핍은 우리의 통화제도 속에 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서로 싸워야 하는 것이다."('불편한 경제학' 세일러)

다음 달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담보대출 금리 차별이 없어진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은 대폭 줄게 됐다. 하지만 현행 통화제도하에서는 아무리 금리를 낮춰 줘도 누군가는 반드시 망한다. 우리는 통화제도에 내재한 '결핍'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지배를 받는 우리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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