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C 전문화 시대 5일 열전…"말 잘하는 것도 장소를 가려야죠"

MC도 전문화 시대, 5인 5색의 다양한 MC들이 지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MC도 전문화 시대, 5인 5색의 다양한 MC들이 지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활약하고 있다.

'돌잔치 전문, 칠순잔치 전문, 결혼식 사회 전문, 어린이집 전문, 지역축제 전문, 스포츠 전문 등'

말로 먹고사는 MC(사회자)들도 전문화 시대다. 각자 자기 색깔로 무장해 특정 무대에서 강하게 어필한다. 이들 MC들은 여러 행사를 거치며,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을 살리고 있다. 지역에만 해도 직업으로 MC를 하고 있는 이들이 수백 명에 달하기 때문에, 특화된 영역이 없다면 먹고살기 힘든 현실도 MC들을 특정 영역 전문으로 내몰고 있다.

MC들의 전문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MC들을 가르치고, 제자를 양성하고 있는 황무지(본명 황신욱) 웃음강사는 "최근엔 주최 측에서 각 행사나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MC들을 찾고 있다"며 "이에 지역의 MC들도 각자에게 맡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며, 이곳저곳 열정적으로 뛰어다니는 다섯 MC들을 만나봤다.

#1. 칠순잔치 전문, 박영분(47) MC

"요즘은 100세 시대다 보니 환갑은 청년이라고 합니다. 칠순잔치에 활력과 흥을 드리겠습니다."

불혹(40세)이라는 늦은 나이에 MC의 세계로 뛰어든 열혈 여성 MC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 어머니의 칠순잔치를 진행을 하면서 자신의 끼가 한순간에 느꼈다. 이때부터 '아∼, 이 일이 천직이구나! 라는 생각에 레크레이션을 배우고 나서, 칠순잔치 전문 MC의 길을 걷고 있다. 이후 MC에 도움이 될 만한 각종 자격증 및 수료증도 15개(실버건강지도사 2급, 실버레크리에이션 1급, 행복지도자 3급 등)나 땄다. 박 씨는 "칠순잔치 행사 진행을 하면서 가슴 뭉클한 순간은 케이크 커팅식 이후 '어버이 은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라며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보면 정말 이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노인대학, 전직군인지원센터, 동명평생학습복지센터, 수성평생학습마을, 농협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활기 넘치는 박 MC를 만날 수 있다.

#2. 지역축제 전문, 김국화(48) MC

'함안코스모스, 팔공산 벚꽃, 울산 철쭉, 영천 별빛축제, 진주시민축제 등'

지역축제 전문 MC로 활약하고 있는 김국화 씨. 출산 후 산후우울증으로 고생을 하다가 웃음치료와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새 삶을 시작하게 된 김 씨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사회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MC 전문교육을 받은 후에 작은 행사에서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새 전문 MC가 되었다. 지역축제와 사회단체 행사의 MC로 맹활약하고 있다. 복지방송 청소년폭력예방 슈퍼콘서트와 전국농민지도자대회 등의 행사도 진행했다. 김 씨는 "지역축제와 사회단체 행사에서 주로 MC를 보다 보니, 이젠 어떤 멘트를 해야 분위기가 사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3. 스포츠 전문, 유재흥(37) MC

'2010년과 2011년 대구국제마라톤대회 하프코스 이벤트 진행, 한국 스폐셜 올림픽대회, 전국MTB 자전거 대회' 등.

유재흥 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삼행시(유쾌하게 재미있게 흥미있게)로 인사말을 시작한다. 영남대 대학원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한 그는 군대 병장 시절에 레크리에이션 강사와 이벤트 MC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각고의 노력을 했다. 스포츠 행사 MC뿐 아니라 지역특산물 축제인 문경 찻사발축제, 성주 참외축제, 연근축제, 오미자축제 등에서도 단골 MC로 지역 특산물 행사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더불어 여름철이면 동해안, 남해안 등 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여름 축제에도 자주 등장하는 사회자다. 유 씨는 "MC를 할수록 스포츠, 지역 특산물, 해변 축제 등 역동적인 행사가 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4. 레크리에이션 전문, 이성원((34) MC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1년에 200일 이상 무대 위에서 각종 행사의 레크리에이션 강사 겸 사회자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성원 씨. 2009년 지역 MC들을 위한 자그마한 보금자리인 'MC 컬러풀'을 만든 그는 현재 6명의 MC들과 함께 지역의 각종 행사, 축제에 오르내리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그래도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과 내공만큼은 선배 MC들에 밀리지 않는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자연스레 어렸을 때부터 교회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진행하는 일을 배우게 됐다. 1998년에 기독교놀이문화협회에 들어가면서 이 분야를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MC의 길로 들어섰다. 해군 이등병 시절, 자대배치를 받을 때 특기란에 레크리에이션을 적은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기기 어렵다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5. 돌잔치 전문, 최형순(27) MC

"군대를 전역하던 시절 우연하게 돌잔치 사회를 보게 되면서 이 길로 들어섰습니다."

돌잔치 전문 MC인 최형순 씨는 이벤트 사회자라는 꿈이 있었기에 차근차근 돌잔치 진행으로 첫 시작을 해보자고 생각하고 돌잔치 사회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전문 MC로 활동하게 되었다. 현재는 '맘스 스토리'(업체명) 산모교실 전속 MC로 활약하고 있다. 산모교실은 매월 전국을 다니며, 산모님들과 함께 강의, 태교음악회, 레크리 에이션 의 프로그램들로 유익한 정보 얻게 해 준다. 그는 "주된 행사가 산모교실이다 보니, 많은 산모님들을 만나게 된다, 이럴 때 보면 대한민국이 저출산 국가라고 믿겨지지가 않는다"며 "산모들이 좋아하는 전문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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