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여파가 이틀째 국제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버냉키 쇼크에 따른 후폭풍이 국내외 금융시장을 거세게 강타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66포인트(p) 하락한 1,822.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7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세가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16억원, 6천77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외국인들은 7천76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0p(0.89%) 내린 520.89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원 오른 1,154.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로 엔화 강세가 주춤한 덕을 본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55p(1.66%) 상승한 13,230.13으로 거래를 마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105.60p(1.34%) 하락한 7,793.31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92%(0.50%) 하락한 2,073.10으로 장을 마쳤다. 또 호주 S&P/ASX200지수와 뉴질랜드 NZX-50지수도 각각 20.080p(0.42%), 35.451p(0.81%) 빠진 4,723.801과 4,363.070으로 문을 닫았다.
버냉키 쇼크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금융 당국은 시장안정 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3년도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뉴욕증시 상황 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24일쯤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현오석 부총리도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버냉키 의장 발언 이후 급격한 자본 유출로 신흥국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당국은 다음 주 초 긴급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여파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를 상대로 과도한 단기 외환 차입을 자제하고 시장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기는 했지만 국내 금융시장의 기반이 튼튼해 불안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엔저 지속과 양적 완화의 조기 축소 가능성 등이 금융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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